박성재 고검장 "국민 신뢰 얻지못해 검찰 개혁" 퇴임

기사등록 2017/07/12 11:29:08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성재 서울고검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마친 후 차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박 고검장은 최근 사법연수원 후배인 문무일 부산고검장(56·18기)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스스로 사의를 표했다. 2017.07.12. park7691@newsis.com
17기 박 고검장, 문무일 검찰총장 지명 후 사의
"검찰, 범죄집단처럼 손가락질 받는 상황" 토로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성재 서울고등검찰청장(54·사법연수원 17기)이 퇴임하면서 "국민 신뢰를 얻어야한다"고 검찰 후배에게 당부를 남겼다.

 박 고검장은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청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오늘 자랑스러웠던 검사 생활을 마무리 한다"고 밝혔다.

 박 고검장은 퇴임사에서 "나는 인권 옹호보다 불의 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사건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에 더 흥미를 가진 검사였던 것 같다"고 말한 뒤 "부디 여러분은 능력과 덕을 갖춘 훌륭한 검사, 수사관이 돼서 국민 신뢰와 사랑받는 검찰을 만들어주시길 응원하고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고검장은 "최근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해서 기여한 공은 어디 가버리고 마치 검찰이 범죄집단이 된 것처럼 손가락질 받는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박 고검장은 "검찰이 개혁대상이 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모두가 겸허한 자세로 힘과 지혜를 모아 검찰 조직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모습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옳고 바른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17기로 김희관 법무연수원장과 함께 현재 검찰조직에서 가장 높은 기수인 '맏형'이다. 18기인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김 연수원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새 검찰총장이 취임하면 사법연수원 선배나 동기들은 검사복을 벗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박 고검장은 사직서를 제출했던 7일에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찰을 후배들에게 넘겨주는 못난 선배가 되고 말았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박 고검장은 "인권을 옹호하는 것이 검사 본연의 임무"라며 후배 검사들에게 조언도 이어갔다. 검찰개혁에 대한 본인의 소신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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