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인 '전주 선미촌'을 문화와 예술, 인권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전주 선미촌의 대표적 건물로 꼽히던 4층짜리 건물이 '현장시청'으로 변신하면서 밤마다 홍등을 밝혔던 도심 집창촌이 사라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자리한 옛 성매매 업소 건물에서 '서노송동 예술촌 현장시청' 현판식이 열렸다.
이날 현판식에는 김승수 전주시장을 비롯해 시의원과 선미촌정비 민관협의회 관계자, 노송동 주민대표,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이번에 설치한 현장시청은 '시청의 본질은 건물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직결된 현장에 있다'라는 취지로 설치한 여섯 번째 현장시청"이라며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단순한 행정업무 지원을 넘어 대립과 갈등이 있는 현장에도 시청이 찾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층에서는 호객행위를 하고 2,3층에서 성매매가 이뤄졌던 곳이었다. 4층은 주거용으로 허가를 내고 사용해왔다.
앞서 시는 이 건물을 리모델링해 업사이클링 공방과 전시 판매장, 교육·회의장, 사무실, 카페 등으로 사용하고자 최근 매입을 완료했으며, 현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현장시청은 시민의 업무 편의와 행정지원을 위해 설치됐던 기존의 전주시 현장시청들과는 달리 성매매 집결지 정비를 통한 선미촌 문화재생사업과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운영된다.
이를 위해 시는 현장시청 사무실에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 선미촌정비 민관협의회원뿐만 아니라 선미촌 인근에 거주하는 노송동 주민들과 선미촌 토지·건물주, 성매매업주 및 종사자 등 선미촌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을 계획이다.
반대로 시가 추진하는 서노소예술촌 프로젝트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관련자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시는 또 '전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에 근거한 성매매피해자 등의 보호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의 설치·운영, 자활을 위한 상담, 생계비 및 직업훈련비 지원, 탈 성매매를 위한 법률·의료·주거·직업훈련 지원도 추진한다.
이와 반대로 이를 곱지 않는 눈초리로 바라본 사람들도 있다. 바로 성매매 업소 업주들과 그 여성들이다.
실제 이날 한 성매매 여성은 '대책 없는 고사작전 웬 말이냐, 생존권 보장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또 업주들 10여명도 현장에 나와 곱지 않은 시선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이 때문에 현장에는 경찰 20여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판식이 끝난 뒤에는 성매매 업소가 있었던 폐공가(일명 '기억의 공간')를 둘러보고, 성매매 집결지의 유휴공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문화 프로젝트인 '안녕, 선미' 사업에 대한 진행 사항을 확인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 시장은 "지난 60여년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산맥처럼 전주를 단절시켜온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이 문화예술과 인권의 옷을 입고 점차 시민 곁으로 다가서고 있다"라며 "문화예술의 힘으로 여성인권과 주민들의 삶, 시민공방촌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선미촌(2만2700여㎡)에는 현재 25개 업소에서 50여 명의 여성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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