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제천지원 형사합의2부(재판장 정택수)는 10일 1심 선고 공판에서 권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은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앞서 지난달 2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고위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철저히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공무원의 책무를 다해야 함에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률적·사회적·도덕적 책무를 방기했다"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 불가매수성을 훼손했음에도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이같이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네 가지다.
입당원서 모집행위와 기부행위에 따른 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정치자금 수수와 선거운동 관련 대가 제공행위에 따른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위반이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는 이 가운데 입당원서 모집행위와 기부행위의 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권 의원이 20대 총선과 당내 경선을 대비하기 위해 지인 A(51)씨와 104명의 입당원서를 모집했고, A씨와 공모해 선거구민에게 12회에 걸쳐 모두 63만4900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정치자금 수수와 선거운동 관련 대가 제공행위의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권 의원이 1500만원을 받았다는 A씨의 진술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고 대가성도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권 의원은 "지역주민에게 걱정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뒤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20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권 의원은 6명이 나선 제천·단양 선거구 당내 경선에서 관록의 후보들을 제치고 공천장을 거머쥐는 파란을 일으켰다.
본선에서도 58%에 이르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으며 당선했으나 중도하차 위기를 맞게 됐다.
권 의원과 입당원서 모집행위와 기부행위를 공모한 것으로 인정된 A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밖에 6회에 걸쳐 A씨에게 600만원을 건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B(51)씨와, A씨에게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의 C(62)씨와 D(54·여)씨에게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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