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여야 충북도당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이었던 청주시의회 남연심 의원이 대선 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데 이어 전날 안흥수 의원도 탈당계를 냈다.
자유한국당 21석, 민주당 17석이었던 청주시의회 구도는 자유한국당 19석, 민주당 17석, 국민의당 1석, 무소속 1석으로 재편됐다. 맹주로 군림해 온 과거 여당의 의석수가 과반 이하로 무너지면서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주도권을 잃게 됐다.
충북도의회도 민주당 소속이었던 임헌경 의원이 대선 직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캐스팅보트'가 됐다. 도의회 의석 수는 자유한국당 20석, 민주당 10석, 국민의당 1석이다.
22대 9로 자유한국당의 절대 우의로 출발한 도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독주는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변했다.
적어도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재의(再議) 등 중요 표결에서 다수당인 자유한국당도 소수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최근 이시종 지사가 제출했던 경제현안실태조사특별위원회(경제특위) 조사계획서 재의 요구안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경제특위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도했다.
도의회와 청주시의회뿐만 아니라 도내 다른 시군 의회의 주도권 지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충주시의회는 자유한국당 9명, 민주당 7명, 무소속 3명이다. 12석으로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했던 자유한국당은 3명이나 이탈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긴 지 오래다.
제천시의회는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의석수가 7대 6이었으나 자유한국당 소속 김꽃임 의원이 탈당하면서 6대 6으로 대등해졌다. 김 의원은 무소속으로 남아있다.
5대 2로 출발한 단양군의회 자유한국당도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2명이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돼 무소속으로 바뀌면서 3석에 불과한 상태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무소속 비율은 3대 4로 변화했다.
반면 나머지 보은·옥천·영동·괴산·증평·진천군의회는 자유한국당의 수적 우세가 유지되고 있다.
옥천군의회는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4대 3, 무소속 1석으로 출발했으나 민주당 1명과 무소속 1명이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4대 2대 2' 구도로 재편됐다.
음성군의회는 도내 지방의회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총 8석 중 민주당이 4석, 자유한국당이 3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애초 민주당은 3석이었으나 무소속이었던 이상정 의원이 입당하면서 다수당이 됐다.
이같은 도내 지방의회의 정당 분포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충북 민심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지방의원들의 정략적인 이합집산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그러나 냉온탕을 넘나드는 충북의 역대 선거 표심을 고려하면 보수 정당 지지율 상승으로 분위기가 반전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민주당 충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문을 두드리는 입후보예정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역 지방의원들 뿐만 아니라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출마 예상자들의 입당 타진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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