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시장·경기지사 두고 고심
박원순은 서울시장 3선·국회진출 갑론을박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심스레 공개 행보를 시작하면서 이들의 다음 목적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근소한 격차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지사에게는 국회의원 출마 제안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7년째 충남지사를 하면서 중앙 정치무대와 떨어진 만큼 국회에 진출에 당내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경선과정에서 안 지사를 도왔던 측근 의원그룹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라는 의견이 다수다. 이 경우 지역적인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충남에서의 재선거에 나갈 가능성이 높다. 충남지역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지자체장들 역시 안 지사가 국회의원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의 구체적인 진로는 내년 초쯤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근소한 격차로 3위를 차지한 이재명 시장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출마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시·군으로 권한이 분산된 경기지사가 되면 사실상 감독기관 역할에 그치지만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자신만의 행정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현직인 박원순 시장에 이어 서울시장 적합도 2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서울시장 출마는 같은 당 소속 박 시장의 거취 문제와 연동돼있어 고민이 있다.
이 시장의 경우 임명직 또는 국회의원 출마는 의사는 거의 없다. 당내 세력 형성을 위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권유는 있으나 이 시장 스스로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시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나는 밭 갈기를 좋아하는 체질이다. 직접 성과를 내는 것을 원하고 그런 측면에서 지방행정의 연장선상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 시장의 경우 당의 주류인 친문세력과 일정 부분 거리가 있는 만큼 원내에 진입해도 세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어디에 나갈지를 본인이 판단하기 보다는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흐를지, 시민이 본인을 어디에 쓸지를 판단하고 있다"며 "여론 형성을 지켜보는 단계다. 이 시장은 자기가 목표를 정해서 달려가는 스타일이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면 국민이 본인을 어떤 도구로 쓸지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 측은 남은 임기 동안 지자체장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정권 창출에 성공하고, 문재인 정부가 서울시의 혁신정책과 인물을 대거 수용하면서 향후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박 시장의 참모 그룹 중 현역의원들은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으로 입성하라는 조언이 많은 편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노원병 출마설도 나온다. 반면 시민사회와 서울시 인맥의 경우 집권여당으로서 서울시장을 한번 더 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아직 3선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3선을 한다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라며 "궁극적인 판단 기준은 정권 재창출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