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생일 기념 성명서 "슬픔 속에서도 단결하자"

기사등록 2017/06/17 19:30:21
【런던=AP/뉴시스】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16일 대화재가 난 런던 웨스트의 그렌펠 아파트 인근 스포츠센터에 차려진 구호 센터를 찾아 피해 주민 및 자원봉사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뒤쪽에 윌리엄 왕자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2017. 6. 1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엘리자베스 2세(91) 영국 여왕은 17일(현지시간) 몇 달새 테러와 화재 참사를 잇달아 겪은 영국이 슬픔 속에서도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왕은 이날 자신의 공식 생일을 기념해 발표한 성명에서 "전통적으로 오늘은 축하의 날"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전국적으로 매우 침울한 분위기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왕의 출생일은 4월 21일이지만 날씨를 고려해 공식 축하 행사는 주로 5~6월에 열린다. 올해는 17일이 공식 생일로 지정됐는데 대형 참사가 반복된 탓에 흥겨운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왕은 "최근 몇 달간 이 나라는 연속적으로 끔찍한 비극을 지켜봐야 했다"며 "우리는 하나의 나라로서 일련의 사건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은 이들 모두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에서는 두 달 사이 대형 테러와 화재 참사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5월 22일 맨체스터 자살폭탄 테러에 이어 이달 3일 런던브리지 테러, 13일 그렌펠 타워 화재로 60명 이상이 숨졌다.

 여왕은 "최근 맨체스터와 런던을 방문했다가 전국 각지의 국민들이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위안과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나서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험에 놓일 때마다 영국은 결연하게 역경에 맞섰다"며 "우리 모두가 똑같이 슬픔 속에서 단결하면서, 결연한 자세로 끔찍한 상처와 손실을 입은 이들이 삶을 재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전날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소방관들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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