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9일(현지시간) 제1야당이 되진 못했지만 사실상 이달 조기 총선은 노동당이 승리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코빈 대표는 이날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총선 결과에 대해 "우리는 강력하고 희망찬 정책을 제시했고 대중으로부터 대단한 반응을 얻었다"며 "누가 이번 선거에서 이긴 건지 꽤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650석 가운데 647석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노동당은 261석 이상 확보가 예상된다. 보수당(316석 이상 전망)에 밀려 제1당 등극엔 실패했지만 이전(229석)보다 의석을 많이 늘렸다.
코빈은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노동당은 정부를 꾸리길 원한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신뢰를 표한 국민들을 섬길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을 계속했다.
코빈은 "그(메이)는 이번 총리가 자신의 캠페인이라고 전제하고 선거에 임했다"며 "선거를 요청한 건 그의 결정이었다. 그는 강력하고 안정적인 정부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아침 보니 (보수당은) 강력한 정부가 되지 못한 것 같다. 안정적이어 보이지도 않다"며 "노동당은 득표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노동당 지지자들은 이번 성과를 자랑스러워할 만하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과반 의석 달성 실패에도 사퇴없이 보수당 주도의 연립정부 구성을 시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북아일랜드 소수정당인 민주통일당(DUP) 등과 손을 잡으면 과반 달성은 가능해 보인다.
노동당을 비롯해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LD) 등 주요 야당들 모두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유럽연합(EU) 단일시장 탈퇴) 방침에 반대하기 때문에 보수당의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
노동당도 보수당을 빼놓고 연정 구성을 시도하거나 소수 정부 출범을 꾀할 수 있다. 보수당이 과반 연정 구성 혹은 다른 정당들의 조건부 지지를 바탕으로 한 소수 정부 출범에 완전히 실패하면 공은 노동당으로 넘어온다.
다만 보수당이 과반 달성은 이루지 못했어도 노동당보다 큰 격차로 제1당 지위를 유지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코빈은 앞서 연정 구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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