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LG전자가 이르면 다음달 LG페이를 미국 시장에 출시키로 하고 내부적인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LG 관계자는 5일 "이르면 7월에 LG페이를 미국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어려운 것이 없지만 아직까지 현지 금융사와의 제휴 등 여러가지 문제를 확정지어야 하는 부문이 숙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2015년 8월20일 국내 시장에 삼성 페이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1개월이 조금 지난 그해 9월29일 미국 모바일 뱅킹 시장에 진출했다.
시기적으로 따지면 LG가 국내 출시 이후 2개월 안에 미국 진출을 도모하기엔 불가능하지 않은 기간이다.
페이 서비스 출시 2년이 채 안되는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스페인 등 총 14개국에서 삼성 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LG는 지난 1일 스마트폰만으로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인 'LG페이'의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선적으로 G6 스마트폰으로 KB국민, 신한, 비씨, 롯데카드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4개 카드사만 지원하고 있지만 9월에는 모든 카드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LG는 오프라인 결제 외에도 온라인결제, 은행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로 LG페이의 기능을 확대할 방침이다.
LG는 G6를 시작으로 'LG페이'를 지원하는 제품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과 G6 파생모델에 LG페이를 모두 연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페이에는 기기에서 마그네틱 신호를 발생시키는 무선통신시스템(WMC)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페이가 쓰고 있는 마그네틱전송기술(MST)과 사실상 같은 원리지만 알고리즘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LG페이가 사용하는 기술은 미국의 결제 솔루션 기업 다이나믹스가 2007년 개발한 기술이다. 당초 기술 자체가 미국 시장에서도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페이 서비스 시장 특성을 봤을 때 미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20%를 보유하고 있는 LG는 미국 모바일 뱅킹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LG페이의 미국 시장 진출은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지만 현지 카드 및 은행과의 협의 과정이 남아 있고, 국가마다 금융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하는 부분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구글이다. LG는 최근 플랫폼의 글로벌 강자인 구글과의 협력관계를 넓히고 있는 상태다. 현재 LG가 구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폰, 스마트카, TV 등 다양하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 장악에 성공한 구글은 세계 가전 분야의 선두 주자이자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LG와의 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 대신에 구글과 손을 잡는 것을 선택했다. 삼성과 같이 인공지능 비서를 따로 개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약되지 않은 미래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는 것보다 하드웨어 부문에 충실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인 셈이다.
구글은 자국에서 2015년 9월부터 '안드로이드 페이'를 서비스하고 있고, 한국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LG가 미국 모바일 뱅킹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구글의 경쟁 상대가 된다는 말이다. 향후 전방위적인 사업에서 구글의 협조가 필요한 LG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LG전자 관계자는 "LG페이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는 협의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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