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1일 중 파리 기후협약 탈퇴 발표할 듯"…뉴욕 타임스

기사등록 2017/05/31 22:12:33 최종수정 2017/05/31 22:22:02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1일 오바마 전임 정부가 서명했던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의 파기 및 탈퇴를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뉴욕 타임스가 두 명의 고위 소식통의 전언을 근거로 해 보도했다.

 비록 이 백악관 소식통들은 최종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파리 협약 서명 철회를 선언하면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측근과 보좌진들이 철회 찬반 양 진영으로 갈라진 가운데 트럼프는 파리 협약의 계속 준수를 약속하는 것은 미 경제에 해가 되고 자신의 '미국 제일 먼저' 공약을 허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타임스는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26일과 27일 이탈리아 G7 정상회의에서 다른 6개국 정상들로부터 오바마 정부의 파리 협약 준수 약속을 유지할 것을 간청 받았으나 확답하지 않고 이번주에 준수냐 파기냐의 선택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태도는 26일의 나토 정상회의 때 '한 회원국이 공격 받으면 모든 회원국이 같이 싸운다'는 나토 헌장 5조에 대한 지지를 명백하게 표시하지 않는 사실과 겹쳐 독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미국에 전적으로 기대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하게 만들었다.

 파리 협약은 195개국이 서명했으며 55개국의 비준이 완료되면서 지난해 실행에 들어갔다. 중국에 이어 온실 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 2위국인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파리 회의를 앞두고 극적으로 획기적인 배출 감축에 합의해 파리 협약을 끌어내는 수훈갑이 됐다.  

 미국이 파리 협약에서 빠지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약속했던 많은 국가들이 동요하고 동반 탈퇴할 수도 있다.

 파리 협약의 골자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 가스 배출을 억제해 지구 기온의 상승폭을 산업혁명 당시보다 2도 내로 묶어두자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이번 세기 안에 3.6도까지 상승해 전 지구적인 재앙이 도래하리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선 유세 때부터 지구 온난화의 사실성에 회의적인 공화당 주류의 견해를 받아들인 데 그치지 않고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가 중국이 꾸며낸 '거짓'이라고 성토했다.

 k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