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프로야구 감독이 하기는 힘든 퍼포먼스지만, 트레이 힐만(54) SK 감독은 지난 27일 팬들을 위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지난 27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마친 후 가죽점퍼를 입는 등 김보성씨 분장을 하고 나와 "의리"를 반복해 외치며 팬들 앞에서 발차기까지 선보였다.
이후에는 틈틈이 연습한 '연안부두'의 한 소절도 불렀다.
힐만 감독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케팅 팀에서 아무리 우스꽝스러운 것을 시켜도 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언제든 할 용의가 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팬들을 즐겁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TV를 잘 보지 않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김보성씨가 누구인지는 잘 모른다"며 "캐릭터를 잘 모르니 100%로 소화할 수 없었다. 괜히 해가 되는 것이 아닌지는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계속해서 전날 퍼포먼스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지자 힐만은 큰 소리로 "의리"를 외쳐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힐만 감독 뿐 아니라 최정(아이언맨), 한동민(김무스), 김동엽(캡틴 아메리카), 김주한(파인애플 아저씨 피코타로) 등도 분장을 하고 팬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힐만 감독은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 분장을 한 윤희상이 가장 잘 어울렸다"고 꼽았다.
23~25일 사직 롯데전을 내리 져 부담이 있을 법도 했지만 힐만 감독은 "행사를 계획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고 있다. 경기도 해야하고, 이벤트도 해야하는 상황을 이해한다"며 "이기면 즐길 수 있지만 이기지 못했다고 해도 부담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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