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추락 대응책 예방책은 '실종'…사후해결만 '부각'

기사등록 2017/04/26 16:29:49
【이천=뉴시스】이정선 기자 = 수업 도중 출석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폭행하고 욕설을 한 고등학생 2명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2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서 공동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고교생들이 재판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6.04.27.  ppljs@newsis.com
학생·교사 간 인권침해 이해하는 인권교육 내실화해야
 교사·학부모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권침해 대응 강화를 골자로 한 단체교섭안에 합의하자 교권추락 대응책이 '예방'보다는 '사후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교총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해 폭행이나 명예훼손, 협박, 모욕 등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교육감의 고발 조치를 의무화하고 교권침해 학생을 강제 전학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대응 매뉴얼 마련을 통한 교권의 강화로 읽혀진다.

 문제는 교권 침해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궁극적으로 교권 침해 건수를 줄이고 재발을 막을 수 있는데 교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인권교육 등 예방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점이다.

 권재원 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은 "인권교육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과 어떤 폭력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다"며 "인권교육을 내실화해야 교권추락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초중고에서 인권교육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권리를 찾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인간존중에 대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연구소 관계자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고쳐나갈 수 있도록 알맞은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실행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가 확실한 효과를 거두도록 조치해 학생인권을 보장하고 학생과 교사 간 갈등을 빈번하게 야기하는 학생생활규정을 민주적인 방법으로 새로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부당한 간섭도 교권침해가 발생하는 주원인이기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 간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1일 교총이 발표한 교권침해 사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 총 572건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267건(46.68%)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육과정이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기 자녀에게 불리하다며 교사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진행중인 교육을 중단 또는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교권침해가 발생한다"며 "교사들이 교육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것처럼 학부모도 교육참여의 권한과 함께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와 교총은 '2016년도 단체교섭'을 통해 총 39개조 76개항에 합의했다. 교원의 육아휴직 기간을 호봉상의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방안 등 법령의 제정이나 개정, 예산 편성과 집행이 필요한 사안이 다수 포함돼 있어 관계 부처와 긴밀한 협력도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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