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는 1989년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만화로 출간된 이후 1995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특히 뤽 베송 감독의 '제5원소',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 등 SF 명작으로 손꼽히는 여러 할리우드 작품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스칼릿 조핸슨이 주연을 맡은 실사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이미 지난달 29일 국내에서 개봉했다. 의체로 가득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도시의 모습에서 원작을 고스란히 실사로 담아내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영화다. 특히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해 구현한 현란한 액션은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러나 화려한 볼거리 외에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철학적 스토리는 기본 설정 외에 대부분이 배제됐다는 점이 기존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평가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나친 단순화가 영화의 확장력을 늘리기보다 그저 그런 범작으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원작을 접했던 팬이 아니었더라도 스토리 자체의 역동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20년 전에는 생소했던 빅데이터와 같은 미래기술에 대한 요소도 이제 관객들에게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분위기다.
이런 실사영화와는 별도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애니메이션도 오는 20일 개봉한다. 노무라 카즈야 감독의 '공각기동대 신극장판'(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수입, 레인메이커필름·모멘텀엔터테인먼트 배급)이다.
주인공인 '쿠사나기 소령'의 탄생에 얽힌 비밀이 주된 스토리로 실사영화에서 뭉뚱그린 주인공의 탄생 배경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전개해나간다. 또 인간과 기계가 합쳐진 의체화가 널리 진행된 미래에 대한 담론을 20여년 전의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확장했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정치를 포함한 미래 사회의 시스템을 논한다. '제3세계'로 언급되는 정보의 세계나 테러리즘의 모습 등은 전작보다 한결 진보된 지금의 기술을 감안해 세계관을 더욱 발전시킨 느낌이다.
다만 빠른 대사 전개에 비해 다소 투박하게 번역된 대사는 관객들에게 이질감을 안겨준다. 방대한 스토리를 명확히 전달해내지 못한다.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액션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지만 좀 더 임팩트 있는 뒷맛은 없는 점도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원작을 인상깊게 본 팬들이라면 다시금 '고스트'를 찾아가는 미래세계로 들어가볼 만하다. 관객들은 어떤 '공각기동대'를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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