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모두 가족 품으로"…눈물 속 치러진 '기원제'

기사등록 2017/03/28 15:06:10
【진도=뉴시스】공동취재단 = 28일 오전 11시 반잠수식 선박 인근에서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하고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종교행사가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수습자 가족 10여 명과 천주교·원불교·개신교·불교 등 종교인 1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 행사는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5호에서 진행됐다.

 유족들은 무궁화 5호를 타고 세월호가 실린 반잠수식 선박 200m 앞까지 다가섰다. 현장은 반잠수식 선박에서 날개탑 용접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됐다. 종교 관계자와 유족들은 무궁화호 3층 갑판 위에서 일제히 세월호 선상 부분을 바라보고 서서 침묵했다.

 오전 11시59분 천주교식 예배가 시작됐다. 민세영 진도성당 주임신부가 일렬로 선 가족들에게 다가가 기도문을 낭송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양손을 모으고 눈 감은 채 기도문을 경청했다.

 오후 12시3분 원불교 종교행사에서 장형규 광주전남교구 사무국장, 최형일 진도교당 교무가 '천도의 노래'를 읊자 미수습자 가족인 양승진 단원고 교사 부인 유백형(51)씨와 조은화양 어머니가 눈물을 흘렸다.

 개신교 행사에서 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는 기도문을 읽으며 울먹였다. 그러자 미수습자 가족인 허다윤양 어머니와 조은화양 어머니가 눈물을 쏟아냈다. 오 교수는 노란 장미 9송이를 준비해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한 송이씩 나눠줬다.

 미수습자 권재근, 권혁규 씨의 가족인 권오복(63) 씨에게는 두 송이를 줬다. 권씨는 "여보, 3년 동안 고생 많았어요. 며칠만 더 고생해요"라고 읊조렸다.

 오후 12시17분 불교행사가 시작되자 다른 종교인들은 모두 손 모으고 무사 인양과 온전한 수습을 기원했다. 이후 종교인들 모두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며 위로했다. 애써 웃는 모습 보이려던 조은화양 어머니는 오 교수를 안고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의 눈시울도 붉혀졌다.

 미수습자 가족인 조은화양 어머니는 "배 안에 사람이 9명이 있다. 9명을 모두 빨리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면서 "저 지저분하고 녹슨 곳에 9명을 두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조은화양 어머니는 "우리는 '유가족이 되게 해주세요'고 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우리처럼 아픈 사람들, 말 못하는 사람들, 아이들을 바닷속에 3년이나 놔두고 말 한마디 못하는 부모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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