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 스캔들 정면돌파"…日여당서 4월 총선론 대두

기사등록 2017/03/20 16:02:25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앞줄 가운데)가 5일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제 84회 정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이날 자민당은  총재 임기를 기존의 '연속 2기 6년'에서 '연속 3기 9년'으로 연장하는 개정안을 가결했다.  2017.03.0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키에 스캔들'로 아베 내각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중의원(하원)을 조만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와 집권 자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내각 책임제인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을 조기에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 선거에서 압승하면 총리의 정권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으며, 아베 총리로서는 평화헌법 개정의 동력을 더욱 공고히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 중의원의 임기는 오는 2018년 12월 중순까지지만, 당초 아베 내각은 올해 가을께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러나 산케이는 아베 총리가 3월 말 국회에서 예산을 통과시킨 직후 중의원을 해산하고, 오는 4월23일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4월 총선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오사카(大阪)의 학교법인인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에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관여했다는 일명 '아키에 스캔들'이 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요미우리신문의 18~19일 전국 여론조사에서 아키에스캔들 여파로 2월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급락한 56%로 집계됐다.

 일부 정부·여당 인사들은 '아키에 스캔들'로 인한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4월 총선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권 지지율이 하락세가 지속되면 오는 7월2일 치러지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렇게 되면 당초 계획대로 올해 가을 총선을 치르더라도 여당 승리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이유다.

 애당초 도쿄도의회 선거의 자민당 승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의 인기가 상승 중인 데다, 고이케 지사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와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도의회선거에서 공조하기로 해 자민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방선거지만, 일본의 수도라는 상징성 및 무당파층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도쿄도의회 선거는 그해 열리는 전국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9년 자민당은 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했으며, 그해 이어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도 대패하며 민주당(현 민진당)에 정권을 내준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중의원에서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이미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총선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의석을 잃어버릴 수 있어 조기 총선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4월 총선' 실시에 적극적인 입장이었던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도 내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4월 총선에 대해 "정세를 지켜보는 편이 좋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