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후보 중 안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평가지만 호남을 중심으로 한 내부 여론이 다른 후보에게 쏠릴 경우 결과를 장담키는 어렵다. 특히 천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해당 지지층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천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대표적인 호남 출신 주자였기에 지역 지분이 있다. 이에 천 전 대표 지지층이 같은 호남 출신인 박주선 부의장에게 쏠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오히려 손 전 지사가 혜택을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현재 안 전 대표와 손 전 지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진통 끝에 경선 방식을 확정했지만 경선 시기를 놓고도 양측은 대립했다. 안 전 대표 측은 더불어민주당(4월3일)에 앞서 후보를 확정해야 흥행이 보장된다고 주장하며 '4월2일 경선' 입장을 고수한 반면, 손 전 지사 측은 8차례 순회경선을 위해 '4월9일'을 밀어붙였다.
15일 당 선관위가 세월호 인양 시작일(4월5일)을 고려해 경선 일자를 4월4일로 재조정했지만 둘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때문에 양측은 천 전 대표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호남의 사위'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안 전 대표와 별도로 호남을 방문하며 내조하고 있다. 부쩍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손 전 지사는 하루가 멀다하고 호남을 방문하고 있다. 16일에도 전북 지역을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까지 지지율에선 안 전 대표가 7~11% 사이를 오가며 대략 2~3% 선에 머무는 손 전 지사를 앞선다. 박 부의장은 아직 전국적 지지율 조사에는 의미있는 결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의 기반인 호남에서는 아직 특정 후보가 독주를 벌이는 양상은 아니다. 더구나 호남은 전략적으로 집단 표심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중도 하차한 이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 누가 적합하겠느냐는 판단에 따라 한 후보에게 지지가 대거 쏠릴 수 있다.
국민의당 경선은 신분증만 지참하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는 현장투표가 80% 반영된다. 이에 따라 호남 출신 천 전 대표의 선택이 무게추의 향방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호남 중진 의원들이 특정 주자의 편에 선다면 앞서 있는 안 전 대표도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렵게 된다. 천 전 대표가 특정 주자를 공개 지지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시한다면 경선 판도가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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