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EU 잔류 대신 EFTA 가입으로 입장 후퇴

기사등록 2017/03/15 14:29:34
【런던=AP/뉴시스】영국과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일이 다가오면서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국민투표를 둘러싸고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과 테리사 메이 총리 간에 날선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스터전 수반은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메이 총리에게 스코틀랜드 국민투표를 막지 말라고 경고하고 “국민투표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입법부가 결정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가 지난해 5월23일 런던에서 한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 2017.03.15
스페인, 스코틀랜드 독립 반대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반대하는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가 EU 잔류 대신 비 EU국가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을 추구하기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이 같은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스터전 대표는 브렉시트 이후 스코틀랜드의 EU 재가입을 추진하는 대신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등 EU 회원이 아닌 유럽국으로 구성된 EFTA 참여를 시도하기로 했다.

 EFTA 회원국들은 EU 관세 동맹에 속하진 않지만 EU와 EFTA가 구성한 유럽경제지역(EEA)의 일원으로서 유럽 단일시장에 접근권과 이동의 자유를 가진다.

 스터전 대표는 SNP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브렉시트 후 스코틀랜드의 EU 재가입' 기조가 지역 내 브렉시트 찬성파들을 등 돌리게 만들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스터전 대표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전해졌다. 스코틀랜드 보수당은 SNP의 계획이 "24시간 만에 흐트러졌다"며 "완벽한 혼돈"이라고 비판했다.

 스코틀랜드는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스터전은 이를 근거로 중앙 정부의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 방침을 반대하며 독립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여론조사업체 '스코티시 에티튜드'가 15일 발표한 설문 결과를 보면 스코틀랜드인 60% 이상이 영국의 EU 탈퇴 혹은 EU의 영향력 감소를 원하고 있다.

 EU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영국으로서 자격을 유지할 수 없으며 회원국이 되길 원한다면 재가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일 시장 접근권과 이동의 자유만 미리 부여하는 방안은 고려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를 바라보는 EU 회원국들의 시선이 따뜻하지 만은 않다. 스페인의 경우 스코틀랜드가 영국과 따로 놀면 자국 내 카탈루니아 분리 독립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경계 중이다.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스터전 수반의 선언과 관련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스코틀랜드가 EU에 재가입하려면 "줄을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다스티스 장관은 "스페인은 온전한 영국을 지지한다. 다른 EU 회원국 내 분리독립이나 분열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일이 지금 그대로 유지되는 걸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코틀랜드가 영국을 떠난다면 EU로부터 어떠한 특별 대우도 받을 수 없다며 "(재가입을 원한다 해도) 줄을 서야 한다. 가입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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