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과시, 지지층 결집 메시지…불안감 숨기려 노력"
"헌재 결정 인정 안 해 동요 없을 수도…자신감이 미소로"
【서울=뉴시스】박영주 심동준 기자 =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 못 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일반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왔다. 일반적인 예측과는 달리, 헌정사상 초유의 '파면'을 당한 이후 대중에 처음 공개된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에 많은 국민과 정치권에서 "황당하다" "충격적이다" "소름이 끼칠 정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박 전 대통령의 행동과 메시지에 대해 내면의 불안감을 숨긴 것으로 분석했다. 미소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은 성장 과정에서 많은 비극을 겪었다"며 "내적으로 불안한 부분들을 가식적으로 드러내는 데 익숙해졌다. 이는 매우 부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지자들은 쫓겨나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침울해하고 좌절할 수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건재함을 강조하기 위해 미소를 짓고 지지세력을 결집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 교수는 "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보인 미소는 다소 과하게 비칠 수 있다"면서 "불안을 숨기기 위해 더욱 강하게 미소를 짓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애초에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적인 동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즉 결과에 승복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낙담하거나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공 교수도 "지지자들과 핵심측근들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을 한다"면서 "주위에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박 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내면의 자신감이 미소로 분출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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