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사저 앞 이틀째 몰려와 '탄핵무효' 시위
"사랑합니다" 꽃다발 배달도…경찰·취재진엔 욕설
소음 문제로 주민과 실랑이…결국 경찰 나서 제지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된 '박근혜 지키미 결사대(가칭·박근혜 결사대)'가 13일 발족하고 박 전 대통령의 기본권 사수와 신변 보호에 나섰다.
이들은 과격·폭력 시위를 주도한 탄핵 반대 단체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결사대 회원 15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박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사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결사대회'를 열었다.
집행위원인 애국연합 박종화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신변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경호할 자발적인 애국세력의 결집이 절실하다고 봤다"면서 "회원 10여명이 번갈아가며 24시간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을 지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파면으로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됐어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 경호·경비는 일정 기간 유지된다.
단, 대통령경호법상 임기를 채우지 못해 청와대 경호실의 기본 경호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본인 요청으로 5년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이때는 청와대 경호실 대신 경찰이 경호를 맡는다.
이들은 또 헌재 결정에 '불복'을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탄핵 정국을 촉발한 최순실씨 태블릿PC 조작 의혹과 고영태 일당의 녹취록 등 핵심 사안들을 배제한 헌재 판결의 공정성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피의자의 기본적 방어권에 해당하는 수사 협조 거부를 '성실 의무의 위반'으로 매도하고 이를 국민 과반수의 지지로 선출된 대통령을 탄핵 논거로 악용한 데 대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결사대는 과격·폭력 시위를 주도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과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결의대회에 탄기국 측의 참여를 반려했다. 연관 짓지 말라"고 언급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온 이튿날인 이날에도 지지자들이 몰려와 탄핵 무효 시위를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한 지난 12일부터 20여명의 지지자들이 밤샘 노숙을 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이라고 밝힌 50대 여성 A씨는 전날 오후 8시부터 13시간째 사저 앞을 지켰다고 한다. A씨는 "밤을 꼴딱 샜다. 춥고 피곤해도 우리 대통령을 지켜야하지 않겠나. 집에 갈 생각이 없다. 대체 뭘 잘못했다고 파면 시키냐"고 반발했다.
동이 트자마자 귀가했던 지지자 수 십명이 다시 사저를 찾았다.
소음 문제를 놓고 주민과 다툼이 일어 경찰이 제지하는 소동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을 응원·지지하는 꽃다발과 화분도 수 차례 배달됐지만 끝내 전달하지는 못했다. 박 전 대통령 경호팀과 경찰은 위해 물건이 반입될 것을 염려해 배달원들의 사저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저 인근에 경력 7개 중대 560여명을 배치했다. 통행은 따로 제한하지 않고 있지만 사저 주변을 순찰하듯 오가며 경계태세를 유지 중이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