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의원은 12일(현지시간)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도청 의혹'을 믿을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증거를 제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믿을 이유가 없다"라며 "그는 알 권리가 있는 미국 국민들에게 증거를 제공하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원한다면 즉각 (도청 주장을) 해명할 수 있다. 그저 전화기를 들어 중앙정보국(CIA)나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라고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만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 도청을 지시했다면 정보당국 국장들이 이에 대해 모를 리가 없으며,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쉽게 확인될 수 있는 안건이라는 뜻이다.
매케인은 본인은 트럼프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도 "만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법을 어기고 도청을 시지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에는 증거가 요구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도청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새벽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위터를 통해 "끔찍하다! 방금 오바마가 (대선) 승리 직전 트럼프 타워에서 내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의 측근들조차 이번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미 의회를 중심으로 증거를 제출하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최근 하원 정보위원회가 증거 제출 요구 서한을 백악관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상원 군사위원장이자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에 큰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도청 주장에 대해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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