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는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새누리당(가칭)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표자로 등록된 전모씨는 박사모 대구본부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 대변인은 새누리당 창준위 결성 이유에 대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103명이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해달라고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압박했는데 이를 거부했다"며 "이것은 자유한국당이 인명진 개인의 사당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유한국당은 인명진 개인의 사당이 됐고, 국민과 당원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창당이 어렵지 않다. 3일이면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애국충정이 넘치는 조직이 있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친박 핵심 인사들 중심으로 재창당된다 해도 정치적 의미는 크지 않다. 국회의원이 단 1명도 없는데다 단순히 박 대통령의 팬클럽 형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고 이를 통해 자유한국당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갈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 인 위원장은 친박계 인적 청산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는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보류시켜왔다. 이 때문에 헌재의 탄핵 심판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절차가 시작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은 가정 단계이지만, 만일 자유한국당에서 박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이에 반발한 박 대통령이 박사모가 준비중인 새누리당에 입당한다면 또다른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의 고향인 TK지역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커지면서 자유한국당 내부의 친박 핵심인사들이라든가 지난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친박 인사들이 이에 합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박사모가 탄핵심판 이후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창당준비위를 결성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탄핵심판 직후 정국 상황에 따라 제2의 '새누리당'이 폭발력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결국 박사모는 18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친박연대의 시즌 2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와 지금 상황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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