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기 나흘 전부터 밥도 안 주고 폭행
【이천=뉴시스】김지호 기자 = 20대 친모와 50대 외할머니는 딸이자 손녀인 3세 여아를 폭행해 숨지게 한 이유로 "아이가 귀신에 씌어서"라고 밝혔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3일 아동학대처벌법상 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최모(26·여)씨와 신모(50·여)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18~19일 사이 딸이자 손녀인 A양이 보챈다는 등의 이유로 복숭아나무 재질의 회초리와 훌라후프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18일부터 숨진 당일까지 밥도 주지 않았다.
최씨 등은 지난달 21일 오전 5시10분께 A양이 숨을 쉬지 않자 병원으로 옮겼으나, A양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졌다.
A양의 담당 의사는 몸 곳곳에 멍 자국을 발견하고 같은 날 오전 8시11분께 경찰에 "학대 정황이 보인다"며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들 모녀로부터 학대 사실을 자백받아 긴급체포했다.
이후 A양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신 피하출혈이 사인"이라고 경찰에 구두 소견을 전달했고, 이에 따라 18~19일 이뤄진 폭행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밝혀졌다.
검거 당시 최씨 등은 "(A양이)잠을 안 자고,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으나,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경찰의 수사가 이어지자 "얘의 몸에 귀신이 씌어서 이를 내쫓기 위해 때렸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또 지난해 남편과 이혼한 최씨가 어머니 신씨와 신씨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했던 지난해 7월이 아닌 2015년 12월부터 A양에게 손찌검을 해왔다.
과거 학대 기록을 수사한 경찰은 "당시에는 경제적인 이유, 양육의 어려움 등으로 최씨가 A양을 이따금 손바닥으로 때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씨와 함께 살면서 잠시 멈췄던 손찌검은 지난해 12월께 신씨 지인인 무당으로부터 "얘가 귀신에 씌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시작됐다.
처음에는 귀신을 내쫓기 위해 잠든 A양 머리맡에 복숭아나무를 뒀다가, 지난 1월 중순부터 A양의 보챔이 심해지자 밥도 주지 않고 회초리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의도적으로 죽이려고 하지 않았다고 판단, 살인죄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의 보챔이 심해지자, 주변 무당으로부터 A양이 귀신에 씌었다고 듣고 이를 내쫓기 위한 학대가 시작됐다"면서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kjh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