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광주시당 "경악…즉각 사과를"
【광주=뉴시스】송창헌 배동민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안보자문역으로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5·18 관련 망언에 5월 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장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전두환이 발포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전 전 특전사령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광주시민을 향해 벌인,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한 살상 행위를 호도하는 것"이라며 "전두환을 옹호하고 특전사의 책임을 회피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980년 5월 당시 전 전 특전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 생도였다. 현장을 경험하지 않은 그가 5·18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전두환의 지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단체는 "최근 전일빌딩 헬기 사격의 진실이 밝혀지며 발포 명령자를 찾고 5·18진실을 새롭게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며 "미국 CIA의 기밀자료가 공개돼 진실에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화해와 용서, 미래를 위한 기약으로 5·18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그러나 아직도 5·18의 진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고 5·18 왜곡과 음해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군의 지휘부 어느 누구도 반성, 참회하지 않는데 그 명령체계를 따른 군인들을 옹호한다면 전두환을 위시한 군사 쿠데타와 내란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세력을 두둔하는 것"이라며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책임있는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광주시당도 긴급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표 영입인사 1호인 전 사령관의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 사태 앞에 국민의당 광주시당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전 전 사령관이 12·12 군사 반란과 5·18 장군인 정호용을 '인간적으로 존경한다느니, 5·18 발포 명령에 대해선 '전두환의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언이 과연 민주당 유력 대권후보 진영 인사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싶을 만큼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시당은 "국민의당과 민주당 국회의원 29명이 참여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총격 의혹 진상 규명 촉구결의안'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상황에서 터진 사건"이라며 "문 전 대표는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어물쩍 꼬리자르기를 해선 안되며 민주당과 문 전 대표는 국민과 광주시민들 앞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 전 사령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도치 않게 저의 부족과 불찰로 문 전 대표님께 누를 끼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돌연 미국행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존경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무한책임이 있다는 생각에는 한 치의 변함이 없다. 심려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에 문 전 대표는 "개인의 자숙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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