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연합훈련 기간 높아진 美전략무기 전개 가능성

기사등록 2017/02/03 16:31:07
韓美 국방장관 회담서 3월 연합훈련 강화 '공감'
 이순진 합참의장, 매티스 방한 하루 전 전략자산 요청
 한민구 장관, 회담 의제로 꺼내고 매티스가 긍정반응 보인 듯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한·미 국방장관이 3월 예정된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습 기간에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훈련을 강화시킬 필요성에 공감했다. 연합훈련 기간에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국방장관 회담 성과에 대한 설명하는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를 시험하기 위해 KR·FE 기간에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도발 억제를 위해 강화된 KR·FE 연습을 시행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합훈련은 그동안 한미연합사령부 주도로 진행되던 관례에서 벗어나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합참은 현재 기본적인 훈련 계획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정부 보고를 거쳐 2월 중순까지 훈련계획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특히 양국 장관이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 및 배치를 포함해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확장억제 방안들을 계속 협의해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3월에 있을 연합훈련 계획에 대해 설명을 했고, 미 전략자산의 전개 여부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이끌어 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등은 훈련 참가의 일환으로 전개된 적은 있어도 그 이외의 전략자산의 직접 전개가 논의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방부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는 총 6회 이뤄졌다. ▲장거리 폭격기 B-52 전개(1월)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 전개(3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함 부산입항(7월)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 2회 전개(10월)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파견(10월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합훈련 기간에 전개된 미 전략자산은 핵항모 존 C. 스테니스호 뿐이었다. 북한이 4차 핵실험(1월6일)을 단행한 것을 감안, 연합훈련 때 핵폭탄과 핵미사일을 탑재한 B-2 스텔스 폭격기를 전개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실제로 이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유동적인 국내 정치상황과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도발 억제 차원에서 미 전략자산의 추가 전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초음속전략폭격기 B-1B 랜서, 스텔스폭격기 B-2 스피릿, 스텔스 전투기 F-22 등 미 전략자산의 대거 전개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미는 현재 미 전략자산의 전개 시기와 기간 등 세부적인 사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전략자산의 전개 수준은 훈련 전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2월 중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또 미 전략자산의 수준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통해 합의한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의 이행 차원이다.

 이순진 합참의장이 최근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미 전략자산의 전개 협조 요청을 한 것도 SCM과 EDSCG의 합의사항을 이행해 달라는 측면이라는 분석이다. 이 의장이 사전에 분위기를 띄우고 이날 한 장관과 매티스 장관이 공감대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현재까지는 올해 훈련에 니미츠급 원자력항모인 칼빈슨호(9만3,000t급)의 참가가 유력 거론된다. 칼빈슨호는 중국이 랴오닝호 항모를 남중국해로 진출시켜 논란을 일으켰을 때 미국이 맞대응 차원으로 파견했던 항공모함이다. 한미 연합훈련 때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미 전략폭격기 등의 추가 전개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중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B-1B 랜서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스텔스폭격기 B-2와 함께 미 공군의 3대 핵심 전략무기로 꼽힌다.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시 두 차례에 걸쳐 한반도에 전개된 바 있다.

 최대 속도가 음속의 1.2배(시속 1,335㎞)에 달하는 B-1B는 B-52 폭격기(시속 1,502㎞)보다 빠르다. 유사시 괌 기지에서 출격해 한반도까지 2시간만에 도달할 수 있다.

 한 번에 2,000파운드(약 900㎏)급 합동정밀직격탄(JDAM) 24발과 500파운드(약 226㎏)급 재래식 폭탄 84발, 공대지 정밀유도폭탄 20~30발 등 최대 56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중 하나인 B-52 전략폭격기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에 달한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재급유 없이 폭격 후 돌아올 수 있다.

 최대 상승고도는 약 16.8㎞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약 907㎏의 재래식 폭탄 35발과 순항미사일 12발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사거리 200∼3000㎞의 공대지 핵미사일도 탑재 가능하다. 특히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벙커버스터'를 탑재, 전시에 지하시설까지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가오리를 닮은 모양을 띈 탓에 '검은 가오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재급유 없이 최고 1만2,230㎞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세계 최강 스텔스전투기 F-22A 랩터는 전략자산은 아니지만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동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F-22A 랩터는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은 물론 이와 반대로 250㎞ 밖의 적을 탐지할 수 있는 APG-77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최대 속도가 마하 2.5(시속 3060㎞), 최대 상승고도 15㎞, 항속거리 3219㎞, 작전행동반경 2177㎞를 자랑한다. 공대공 미사일인 AIM-9 2기, AIM-120암람 4기와 양쪽 날개 아래 부분에는 2000파운드씩의 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