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포켓몬고' 본 뜬 '홍바오고' 선봬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중국에는 춘절(春节·중국 음력 설날)에 어린이가 어른에게 건강과 복을 기원하면 어른이 답례로 빨간 봉투에 돈을 넣은 홍바오(紅包)를 주며 행운을 비는 문화가 있다.
이런 중국의 오랜 전통이 진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모바일 기업 텐센트가 2014년 자사의 온라인 간편결제 플랫폼에 홍바오 서비스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홍바오 문화는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또 정보기술(IT) 공룡 기업들의 마케팅전(戰), 4차 산업혁명 기술 실험, 세대 간의 디지털 격차 완화를 위한 소통 등의 장(場)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 중국人 75% 디지털 홍바오 선물 계획…전년比 45%P↑
중국에서 디지털 홍바오 이용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영국 언론 BBC의 2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적으로 춘절 홍바오 송금액이 10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작년 춘절에는 5억1600만명이 320억 위안의 홍바오를 온라인으로 전송했다.
또 일본의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싱가포르은행의 최근 조사 결과를 26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인의 75%가 올 춘절(1월 27일~2월 2일) 연휴에 디지털 홍바오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의 30%에 비해 45%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중국인들이 디지털 홍바오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편리함과 즐거움 때문이다. 평소 즐겨 쓰는 알리바바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등을 통해 1위안부터 수백 위안까지 현금을 은행에서 찾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상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보낼 수 있다. 또 한 사람은 물론 한꺼번에 여러 명에게도 전송이 가능하다. 아울러 다양한 홍바오 디자인, 게임 등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증강현실 기술 도입한 '홍바오고' 게임 등장
2014년 텐센트가 홍바오 서비스를 자사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위챗에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춘절 연휴만 되면 중국 IT 기업들은 각종 마케팅을 동원해 홍바오 전쟁을 펼친다. 특히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로 꼽히는 증강현실(AR) 기술까지 접목해 눈에 띈다.
텐센트도 알리바바와 유사한 모바일 세뱃돈 찾기 게임을 자사 메신저에 적용했고, 2억5000만 위안을 올 춘절 홍바오 이벤트 비용으로 준비했다.
◇ 세대 간의 디지털 격차 줄여주는 디지털 홍바오
디지털 홍바오 문화는 부모 세대와 자녀 간의 IT 격차도 좁히고 있다.
중국 관영 통신사 중궈왕(ECNS)이 자산관리포럼이 최근 공개한 결과를 26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부모가 온라인에서 홍바오를 보내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 95.2%가 부모님에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어떻게 홍바오 보낼 수 있는지 가르쳐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보고서는 "춘절 연휴 기간 부모와 자녀 간에 디지털 홍바오 사용법을 가르쳐 주면 기술로 인한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가족 간의 분위기도 더 화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min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