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팬·복고·후크송·미국 진출·걸밴드…원더걸스 10년史

기사등록 2017/01/27 13:13:32
【서울=뉴시스】데뷔 10년 만에 해체한 원더걸스. 2017.01.27(사진=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데뷔 10년 만인 26일 해체를 공식화한 '원더걸스'는 걸그룹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팀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발굴한 이들은 2007년 2월 싱글 '아이러니'로 데뷔한 동시에 2세대 걸그룹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아이돌 시장에 '삼촌 팬'을 유입한 주인공이다. 1992년생으로 데뷔 당시 중3이었던 선미·현아·소희를 포함 평균나이가 만 17세였던 이들에게 삼촌 팬들은 아낌없이 환호를 보냈다.

 특히 통통한 볼살로 '만두 소희'로 통한 소희가 '텔미'에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머나'라고 외치는 부분에서 수많은 삼촌 팬이 열광했다.

【서울=뉴시스】데뷔 10년 만에 해체한 원더걸스. 2017.01.27(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복고를 내세운 원더걸스는 2000년대 후반 후크송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데뷔 해 9월 발표한 정규 1집 '텔 미'를 비롯해 후크송의 대명사로 통하는 '소 핫'과 '노바디'로 '국민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원조인 셈이다.  

 높아진 인기만큼 숱한 위기도 겪었다. 특히 멤버 교체가 잦았다. '포미닛' 출신으로 현재 솔로 활동 중인 현아는 이 팀의 원년 멤버로 정규 1집 발매 전 팀을 탈퇴했다. 이후 유빈이 합류했다.

 2010년 선미가 학업 등을 이유로 팀을 나갔고, 대신 혜림이 합류했다. 리더 선예는 2013년 '현직 아이돌 최초 결혼'이라는 기록을 쓴 뒤 2015년 탈퇴했다. 동시에 소희가 배우 활동에 주력하겠다며 팀을 탈퇴하고 JYP도 떠났다. 이후 5년 만에 선미가 돌아오면서 4인 그룹으로 재편됐다.

【서울=뉴시스】데뷔 10년 만에 해체한 원더걸스. 2017.01.27(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원더걸스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 진출이다. 2009년 현지 진출을 선언했고 같은 해 국내 가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의 7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점을 찍긴 했지만, 이 활동이 팀에게는 오히려 '악재'가 됐다. 2000년대 후반 '소녀시대'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가요계를 주름잡던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로 인한 국내 공백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소녀시대는 물론, 후발 걸그룹들에도 밀려 인기가 시들해졌다. 미국에서도 후속타를 내지 못하면서 결국 현지 진출에 실패하고 귀국했다.

【서울=뉴시스】데뷔 10년 만에 해체한 원더걸스. 2017.01.27(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하지만 원더걸스와 박진영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선미가 재합류한 뒤 2015년 새 앨범을 내면서 '걸밴드'를 표방했다. 사실 댄스 걸그룹이 밴드를 표방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컸다. 모델같이 예쁜 여자들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록밴드 형식을 차용하는 정도의 그저 '눈요기'거리에 불과하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던 것.

 하지만 밴드로 발매한 정규 3집 '리부트(Reboot)'는 말 그대로 원더걸스를 '리부트'시킨 앨범이었다. 1970~1980년대 복고 음악의 대명사인 원더걸스는 이 앨범에서 자신들 색깔의 자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밴드 형식으로 신선함을 안기는 묘수를 뒀다. 앨범의 타이틀곡 '아이 필 유'와 이 곡의 뮤직비디오가 이러한 평가에 방점을 찍었다.

 역시 밴드 콘셉트를 이어가 지난해 7월 발매한 신곡 '와이 소 론리'가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서울=뉴시스】데뷔 10년 만에 해체한 원더걸스. 2017.01.27(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솔로 활동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했다. 선미는 팀 합류 전 솔로로 나선 '보름달'에서 가련한 섹시의 전범을 보여줬고,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유행하는 팝 형식을 세련되게 차용한 예은(핫펠트)의 앨범 '미?' 역시 호평을 들었다.  

 해체 소식 이후 멤버들은 잇달아 아쉬움을 표했다. 팬클럽 '원더풀'에 "벌써 우리가 함께해 온 지도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다 같이 울고, 웃고, 슬퍼하고 기뻐하던 그 많고 많은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저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함께 적었다.

 JYP와 재계약을 앞뒀던 예은과 선미는 다른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유빈과 혜림은 JYP와 재계약했지만 원더걸스가 아닌 솔로 활동을 하게 된다.

 원더걸스는 데뷔 10주년 기념일인 오는 2월10일 공개하는 신곡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