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AP/뉴시스】권성근 기자 = 영국의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EU) 탈퇴) 담당 장관이 26일 낮(현지시간) EU 탈퇴 협상 개시의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가운데 의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법안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앞서 영국 대법원은 브렉시트 개시 전에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지난 24일 대법관 8대 3 의견으로 브렉시트 협상에 앞서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은 영국 국민이 지난해 6월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의회가 이런 의지를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국민투표를 6대 1로 지지한 의회를 신뢰한다"며 "의회가 영국 국민의 결정을 존중해서 신속하게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국민투표에서 통과된 만큼 의회 동의 없이도 총리와 내각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시켜 EU와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야당은 브렉시트와 같은 중대한 사안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는 없다며 정부와 다른 시각을 보였다.
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의회 하원의장이 브렉시트 발동 법안을 의회에서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이 3일이라고 발표하자 야당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메이 총리는 대법원의 결정으로 3월 말까지 50조를 발동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25일 하원의회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시간에 '백서(White paper)'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를 이해한다며 브렉시트 계획을 구체화한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약속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26일 의회에서 "의회의 요구대로 백서를 최대한 신속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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