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진룡 "공안통치, 김기춘 실장 큰 책임…朴, 약속 깨"

기사등록 2017/01/25 13:50:40 최종수정 2017/01/25 14:37:47
낙하산 인사 언급 다음날 자니윤 임명…반대하자 김기춘 질책
 김기춘 주도 블랙리스트… "수석들 특검서 '사실'로 증언"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민국을 공안통치 사회로 바꾼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이 임명된 이후에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위가 시작됐다"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김 전 실장에게 굉장히 큰 책임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공안통치를 하는 사회로 바뀌었다"며 "책임지는 입장에서 그동안 참았지만 문제가 확대되고 심각해지는 것을 보며 더이상 참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3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할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은 김 전 실장이 주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 측이 이 발언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자, 유 전 장관은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에 김 전 실장의 지시사항이 드러났다"며 "많은 수석들이 특검에 가서 업무수첩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굉장히 많은 증거"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또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자, 김 전 실장이 질책한 일도 진술했다. 유 전 장관은 2014년 장관 사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이 일을 꼽았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이같은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그런데 그 다음날 바로 관광공사 감사에 자니윤을 임명하라는 지시가 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시가 내려와 대통령 뜻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조원동 전 수석 등과 상의했는데 수석들도 깜짝 놀라며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자니윤을 서울사무소로 불러서 지시를 받았지만 당신을 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것을 묻고 어쩔 수 없이 그에 해당되는 대우를 해주겠다 하니 자니윤도 만족했다"며 "김 전 실장에게 다시 보고하니 '시키는 대로 하지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며 질책했다"고 진술했다.

 akang@newsis.com
 nau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