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무역전쟁 우려…달러화 일제히 급락세

기사등록 2017/01/23 18:45:22 최종수정 2017/01/23 18:45:2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고위직 스태프 취임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7.01.2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취임을 전환점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사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색채를 강하게 띤 경제정책 기조를 발표하면서 시장이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세계경기의 침체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으로 일본과 호주 등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대비 달러가치는 114엔선이 무너지면서 크게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안전자산인 엔화로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23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0.4% 하락해 1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대비 달러 가치는 뉴욕 외환시장의 전장 대비 1.15엔(1%)급락한 달러당 113.33엔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엔화 환율은 뉴욕종가보다 1% 하락한 113.46엔에 거래됐다.

 같은 날 중국 위안화는 달러 당 6.8572위안으로 고시됐다. 위안화 가치는 전 거래일인 20일 달러 당 6.8693위안에 비해 0.0121위안(0.18%) 절상된 것이다. 위안화 가치가 오른 것은 3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 20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날 115.20엔에서 113.75엔으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유로화는 1.0730달러로 거래돼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놓은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이날 16분간에 걸친 취임 연설에서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의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 보다는 보호무역 등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20일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정 위반사례를 전부 찾아내고 이를 시정하는 연방 정부 차원의 조처를 내리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지시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내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취임사를 통해 볼 때 앞으로 트럼프의 무역정책으로 인해 많은 무역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무역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호주 은행 웨스트팩의 통화 전문가인 션 캘로우는 “해가 바뀌면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여왔다. 이제 추(錘)는 무역전쟁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경제성장이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백악관 참모진 시무식에서 트럼프의 일성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빠른 시일 안에 만나 NAFTA 재협상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NAFTA는 재앙"이라면서 재협상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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