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민주당 후보되면 적은 없다…경선도 반드시 승리"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돌입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공단 내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북 안동 화전민 가정 출신인 이 시장은 국민학교(초등학교) 졸업 즈음인 1976년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해 영세공장을 옮겨다니며 소년공 생활을 한 바 있다. 소년공 시절 팔에 장애를 얻었고,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주경야독'으로 통과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특히 해당 시계공장은 이 시장이 1979년부터 2년간 소년공으로 일했던 곳이다. 이같은 장소를 택한 배경에는 적폐청산과 국가 대개혁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이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날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 이 시장의 가족을 비롯해 1,000명 남짓한 이 시장 지지자들이 공장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지지자들 손에는 이 시장이 자주 강조해온 '국민머슴', '억강부약'부터 '갓(God)재명' 등 별명이 적힌 현수막이 들려 있었다. 이 시장의 온라인 지지자들인 '손가락 혁명군'도 대거 자리를 채웠다. 이 시장을 돕고 있는 제윤경, 김영진, 정성호 민주당 의원과 김기준 전 의원도 이곳을 찾았다.
이 시장은 준비된 연설문을 읽기 전, 무대 위로 내려와 아들의 새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온 노모를 힘껏 끌어안았다. 소년공 시절의 어려웠던 과거사를 언급하던 도중에는 목이 메여 연설을 멈추고 눈물을 훔쳤다.
그는 "세상사람의 시각에서는 이 공장에서 코흘리던 꼬맹이 노동자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지지율 3위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기적이고 영광"이라며 "저를 둘러싼 주변과 가족, 동료, 이웃들이 언제나 약자였기 때문에 그 생각 때문에 감정적으로 흔들렸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표가 준조세 폐지를 주장한 데 대해 "문 전 대표가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발표했기를 기대한다. 알고도 이걸 말씀하신 게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했고, 법인세 인상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나타낸 데 대해서는 "법인세 증세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법인세 인상에 반대, 혹은 소극적인 사람들을 국민들이 구분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삼성을 포함한 불법재산환수법 제정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대한 문 전 대표 측의 의견을 지금 물어놓은 상태"라며 "답이 있을 것"이라고 동참을 압박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기본소득' 공약을 놓고 "국민은 공짜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그건 구태 기득 보수세력이 쓰는 말"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권공동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안한다는데, 자꾸 그런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단일화하자, 통합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 하지말자는 소리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득권자와 싸워야 하고, 기득권자는 재벌이고, 그 중 삼성이 핵중의 핵인데, 과연 삼성가문과 싸워서 그 저항을 뚫고 자기 손상을 감수하면서 이겨낼 사람이 누군지 국민이 선택할 것"이라며 "단순한 정권교체, 권력 담당자의 교체가 아니라 공정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기득권자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사람들이 선택할텐데 그게 바로 이재명"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이 시장의 대권 도전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힘과 힘과 힘을 더한다면 누가 후보가 되든 우리가 이긴다. 그것이 역사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 또한 트위터에서 "소년 노동자 출신으로 헤쳐나온 역경과 도전에 큰 존경을 보낸다"며 "좋은 정책과 비전으로 우리 민주당의 수권 역량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자. 국민의 사랑과 시대의 선택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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