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경찰관 승진 행사에서 "가톨릭계에는 내가 펼치는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할 도덕적 우위가 없다"며 "국민의 80%가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등에 업고 가톨릭계는 무분별하게 오염돼 있다"고 연설했다.
그는 "네(가톨릭계)가 나에 대해 폭로한다면, 나도 하겠다"며 글로리아 마카파갈아로요 전 대통령에게 고급 차량을 요구한 주교들과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린 성직자 등을 언급했다. 필리핀 가톨릭계의 부패를 다룬 책 '비밀의 제단’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또 "필리핀에서 도덕적 우위를 갖는 것은 무엇인가. 종교인가. 종교의 의미가 뭐냐"고 물으며 "종교는 우리를 돕지 않는다. 그저 말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교황에게 "최고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필리핀은 교황청과의 특별한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당시 교통 체증이 발생하자 교황을 "개XX"라고 칭했다가 사과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교황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필리핀 가톨릭 지도자들에게는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샤부'(마약의 일종)를 복용해봐야 한다"며 자신의 마약 단속을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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