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 EU 단일시장 접근 위해 노력
◇EU가 '좋은' 탈퇴 협정 거부하면 협정 없이 마이 웨이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1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연설에서 영국은 유럽연합(EU)의 단일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총리는 브렉시트 후에 이 단일시장에 매우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단일시장은 5억 명의 인구를 아우르고 있다.
무엇보다 메이 총리는 연설 말미에 "영국에 좋지 않은 무역 협정을 인정하느니 아무 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총리는 이어 이런 상황에 내몰린다면, 영국은 수정 경제 모델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EU의 다른 나라보다 세금을 낮춰 EU로 갈 투자를 중간에 가로채는 경제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이 총리는 또 EU 지도자들이 혹시라도 틸퇴를 결정한 영국을 벌 줄 생각을 한다면 이는 '비참한 자해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메이 총리는 먼저 EU 단일 시장에 잔류한다는 것은 "EU를 결코 한 치도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영국은 단일 시장에 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편적인 멤버십 따위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총리는 후에 영국이 EU 회원국들과의 관세 동맹 일부로 남을 수 있고 무역 장벽을 가능한 한 제거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총리는 이의 실현을 위해 "열린 마음"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가 이처럼 EU 단일 시장을 떠나지만 영국이 세계 경제에서 새로운 무역 기회에 개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뛰었다. 메이 총리가 EU를 떠난 뒤에도 EU와 자유 무역 협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으나 이 같은 협상은 통상 수년이 소요된다.
특히 메이 총리는 영국 상하원이 영국 정부와 EU 간에 맺어질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해 가부 표결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리는 의회가 부결 투표할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지난 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총리에 취임한 뒤 올 3월 안에 탈퇴 협상 개시를 발동시킬 것이라고만 말하고 브렉시트에 관해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었다.
한편 영국 대법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정에도 불구하고 탈퇴 협상 전에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민간인들의 제소에 대해 이달 말 판결할 예정이다. 탈퇴 협상은 최소한 2년이 걸린다.
이날 메이 총리는 EU를 떠나게 돼 이제 영국이 유럽에서 들어오는 이민과 이주자들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총리는 영국에 살고 있는 EU 회원국 국민들의 권리 보장을 가능한 한 빨리 확정짓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지금도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국가로 계속 남아 있으며 앞으로도 뛰어난 재능들을 유치하고자 하지만 이민 문제가 그간 학교나 건강 보험 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압력을 가해왔다고 총리는 지적했다.
총리는 거액의 EU 예산 분담금을 더 이상 내지 않을 것이며 유럽사법재판소의 사법권 관할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과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EU로부터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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