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정동춘 이사장 추천했지만…운영개입 안했다"
"김종, 문체부 장관으로 추천안했다…이력서는 보냈다"
"박 대통령 취임사 도와준적 없다"…박 대통령 1차담화서 이미 '연설문 도움' 인정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16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60·구속기소)씨는 오락가락하는 답변으로 오히려 본인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렸다.
이미 박 대통령이 인정한 사실에 대해서조차 "아니다"라고 부인하거나, "K스포츠재단에 운영에 개입한 적이 없다"면서도 이사장을 추천한 사실은 인정하는 등 논리적 모순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날 신문에서 국회 소추위원단의 국정농단 관련 질문에 대해 최씨는 "박 대통령에게 국정 관련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도 "상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과 국정을 상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씨는 "굉장히 의도적인 질문같은데, 내가 대통령이랑 상의해서 국정을 이끌어간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난 단순 의견만 피력했다"고 강변했다.
박 대통령과 '상의'하지 않았다면서도, 단순 의견을 전달한 점은 인정한 것이다. 최씨는 이 질문을 받던 도중 재판정을 돌아보며 "전 정말 억울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서도 최씨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취임사 관련해 (박 대통령과) 논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유세문을 작성하는 것은 도와줬냐는 질문에는 "많이 안도와줬다"고 대답했고, "조금은 도와줬다는 뜻이냐"는 재차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5일 1차 담화에서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제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운영에 대해서도 최씨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거듭된 질문에 정동춘 2대 이사장을 자신이 추천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씨는 "나는 K스포츠재단의 직원이 아니고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회소추위원단이 K스포츠재단의 회의록에 '회장님'이라는 이름으로 최씨의 지시가 나온다고 캐묻자 "그 회의록도 인정할 수 없다"고 버텼다.
그러나 최씨는 곧이어 "K스포츠재단 임직원 명단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보낸 적 있다"며 "정동구 이사장의 후임으로 정동춘씨를 추천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공백이 오래되니까 추천했다"며 "검증이 되면 (이사장을)해보라는 취지에서 정 비서관에게 (추천을) 했다"고 털어놨다. 정동춘 이사장은 정동구 초대 이사장의 뒤를 이어 K스포츠재단의 두번째 이사장을 맡았다.
또 정부를 상대로 한 인사개입에 대해서도 최씨는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을 문체부장관으로 추천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이력서는 정 비서관에게 보낸 적이 있다"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최씨는 "박 대통령은 항상 본인이 판단하고 검증하지, 누가 추천한다고 해서 막 쓰는 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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