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채 말 없이 심판정 들어가
1시간 전부터 시민 수십명 장사진…"이젠 제발 진실을 말하라"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16일 헌법재판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씨가 헌재 변론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지난 10일 열린 3차 변론기일에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자신의 형사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최씨는 오전 9시29분께 파란색 법무부 호송차(SUV)타고 헌재에 도착했다.
검정색 패딩 점퍼, 안경,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개를 숙인 채 호송차에 내린 최씨는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생각은 무엇이냐" "삼성 뇌물죄 혐의 인정하느냐" "여전히 억울하냐" 등 취재진의 연이은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심판정으로 들어갔다.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리기 약 1시간 전인 오전 8시50분에 헌재 앞은 이미 방청권을 받으려는 시민 40여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경기도 화성에서 오전 8시30분에 도착했다는 이새롬(31·여)씨는 "지난주에도 7시30분부터 와서 줄을 섰다. 단 1개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탄핵 소추위원들이 답변을 잘 이끌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안고 왔다"고 말했다.
8시부터 줄을 섰다는 40대 어경수(여·경기도 부천)씨는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탄핵심판 문제를 다루는 곳이니 일반 범죄를 다루는 법원과는 또 의미가 다른 것 같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오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으로도 활동 중인 선종민(19·경기도 의정부)군은 "자신들이 무엇은 잘못했고 또 무엇은 잘못이 없고, 이렇게 하나 하나의 문제를 떠나서 많은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있는만큼 이젠 거짓 없이 진실을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증인 신문이 열린다.
안 전 수석 역시 지난 3차 변론기일 때 증인 출석하기로 돼 있었느나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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