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인간으로 인정?…유럽의회, ‘로봇 법적 지위’ 표결

기사등록 2017/01/12 13:00:00
【 도쿄=AP/뉴시스】일본 혼다와 소프트뱅크는 21일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하고 운전자와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사진은 혼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형 로봇 아시모와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 2016.07.21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유럽연합(EU) 의회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전자 사람’(electronic persons)으로 인정할 지를 놓고 투표를 한다.

 EU 전문 매체인 유랙티브닷컴(Euractiv.com)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회 위원회는 로봇 규제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승인할 지를 검토한다.

 이 초안은 AI와 로봇에 관한 유럽 최초의 법 제정을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결의안에 대한 이날 유럽의회의 승인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주요 논점 중 하나는 모든 로봇들에 대해 작동을 멈추게 하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달아야 하는 지 여부다. 이용자들이 로봇을 이용할 때 위험이나 신체·정신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의안은 로봇과 봇(bot), 안드로이드(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 AI 등이 새로운 산업 혁명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봇은 로봇의 준말로, 사용자나 다른 프로그램 또는 사람 행동을 흉내내는 대리자로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BBC는 로봇이 여는 새 시대가 무한한 번영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나,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음으로써 EU회원국들이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사생활 이슈와 인간의 존엄성을 비롯해 로봇 시스템 고장 혹은 해킹으로 인한 인간의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결의안에 따르면, AI는 수십 년 안에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인간은 자신이 만든 로봇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결의안은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항) 로봇이 인간을 해쳐선 안되며, 인간이 로봇에 해를 가할 수 있어야 한다” “로봇은 인간이 내린 명령이 1항에 저촉되지 않는 한,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로봇은 1항 및 2항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아울러 결의안은 로봇 연구가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인간의 복지 향상 차원에서 수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로봇 설계가들은 로봇이 일으킨 사건과 피해 조사에 대한 시스템 코드 접근 권한을 제공하고, 자신의 로봇들을 등록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새 로봇을 설계하려면 연구윤리위원회의 허가를 얻어야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EU 결의안은 기술·윤리·규제 전문가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 및 AI’ EU기구를 설립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밖에 로봇의 법적 책무는 로봇에게 내린 지시 수준에 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표결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이 법안 초안을 지지하면, 공식적인 EU 법이 제정되기 전 각각의 EU회원국들은 자국 내에서 논의와 수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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