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김씨의 술집 종업원 폭행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화그룹 회장 아들의 술집 난동 사건이 한국 재벌들에 대한 대중들의 공분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김씨의 폭행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스캔들로 재벌들에 대한 한국민들의 감정이 악화된 상태에서 발생한 점에 주목을 했다.
WSJ은 김씨의 사건을 상세히 전하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발생했던 재벌가 사람들의 폭행 연루 사건들을 총 정리해 보도했다. WSJ는 1996년 이건희 삼성회장의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2014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2007년 김승연 한화회장의 쇠파이프 폭행 사건 등을 상세하게 전하면서 “김씨의 폭행사건은 일정하게 되풀이 되고 있는 한국 재벌가의 비행들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WSJ는 “27살 김씨가 7일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그가 수갑을 찬 채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차의 시트를 찢고 차의 문을 파괴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라고 전했다.
WSJ는 김씨의 폭행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스캔들 이후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대통령이 대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탄핵 심판에 회부당하는 등 재벌들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김씨의 폭행 사건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WSJ는 “김씨는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한화건설에서 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함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WSJ는 또 “박근혜 스캔들로 인해 재벌들이 국회 청문회로 불려나오고 있다. 재벌들의 행동에 새로운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WSJ는 “9일 특검이 삼성 고위 임원 2명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에게) 제공한 자금의 대가로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라고 전했다.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을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9일 오전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해 밤샘 조사를 벌인 뒤 10일 오전 5시 쯤 귀가 시켰다.
WSJ는 “재벌가 자녀들의 비행은 재벌가의 오만함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으며, 재벌들에 특혜를 주는 한국 경제 구조에 대한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이사는 “김동선 폭행사건이 나쁜 시기에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WSJ는 김씨의 폭행사건은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한국 재벌가의 비행들 중 하나라면서 지난 20여 년 간 벌어졌던 재벌가의 불법적인 행태들을 총정리 보도했다.
이 회장은 1996년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1997년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과 관련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 회장이 유죄 선고 4개월 만인 2009년 말 이 회장을 특별사면했다. 당시 특별사면된 경제인은 이 회장 딱 1명 뿐이었다. 경제인 1명만을 사면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WSJ는 지난 2007년 김승연 한화 회장의 쇠파이프 폭행사건도 소개했다. 당시 김 회장은 서울 북창동의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자신의 둘째아들 김동원씨가 시비 끝에 클럽의 종업원 4명에 폭행을 당하자 조폭을 동원해 이들을 청계산 공사현장으로 끌고 간 뒤 쇠파이프로 때려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김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1년 만인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사면을 받았다.
WSJ는 “김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사면을 받았으나 2012년 다시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2014년 집행유예로 석방됐다”라고 전했다.
WSJ는 재벌닷컴의 정 대표이사의 말을 인용해 “재벌 3세들의 비행은 대중들의 공분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벌가 자녀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회사의 중책을 차지한다. 대중들은 재벌가 자녀들이 엄청한 특혜를 누리고 있지만 경영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WSJ는 이어 2014년 발생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다. 조씨는 2014년 12월 대한항공 승무원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를 램프로 유턴 시킨 뒤 사무장과 승무원을 강제로 내리게 한 사건이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됐던 조씨는 2015년 5월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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