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좋으니 블랙리스트에서 빼라"…그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기사등록 2017/01/09 18:52:21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가, 작품 때문에 빠졌던 고선웅 연출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017년 2월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공연한다.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재앙 속에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조씨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녀까지 희생시키게 되는 비운의 필부 정영이 중심축이다.

 왕후의 씨앗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씨앗이 죽는 걸 눈앞에서 목격한 정영이 20년 뒤 마침내 조씨 고아를 통해 도안고에게 복수를 감행한 이후에도 밀려드는 공허함 등을 세밀하게 포착, 고전은 현재의 대한민국 관객이 덧 없이 공감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28일, 29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 국가화극원 대극장 무대에 올라 현지 언론과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극공작소 마방진을 이끌고 있는 고 연출은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 창극, 오페라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인기 연출가다.

  그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푸르른 날에'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에 대해 공연계는 쓴 웃음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최순실 국조특위 7차 청문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사업별 검토 내용' 내부 문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도 의원은 "한 연출가(고선웅)의 작품(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너무 좋다고, 연출력이 뛰어나니 전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하자고 했더니 직원이 블랙리스트에 있다고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래서 (1차관이) 깜짝 놀라 B에 전화해 작품이 좋으니 블랙리스트에서 이 사람을 빼달라고 한다. 그랬더니 차관 의견대로 하라고 해서 다시 국정원, K에 전화해 이 사람 작품이 좋으니 블랙리스트에서 빼라고 하고, 그러세요 양해를 한 뒤 리스트에서 빠졌다"며 "이후 몇 달 뒤 차관이 옷을 벗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고선웅 연출이 국립극단과 손 잡고 각색 연출,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상, 연기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등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