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부총리 “메르켈 긴축정책, 유럽통합 위협”

기사등록 2017/01/09 16:32:07
【베를린=AP/뉴시스】24일 독일 연방 하원에서 대연정으로 한 배를 타고 있는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사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가 다정하게 말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는 다시 적군으로 갈라서 싸운다. 2016. 11. 24.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독일 사회민주당(SPD) 당수인 지그마어 가브리엘(57) 대연정 부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긴축 정책이 유럽 통합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발행된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대연정 집권다수파인 CDU와 자매보수당인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지난 수년간의 긴축정책을 고수한다면, EU는 쪼개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혁 중에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같은 국가들이 재정적자 비율을 추가로 0.5%포인트 더 낮출 수 있는 힘든 조치를 떠맡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헬무트 콜 전(前) 총리라면 유럽국가들을 결코 이런 식으로 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통일의 주역이자 역대 최장 기간 총리를 지낸 헬무트 콜은 메르켈 총리와 같은 기독민주당 출신이다.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메르켈의 보수당(CDU·CSU연합)과 2005~2009년에 이어 2013년부터 대연정을 이루고 있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다른 좌파 정당들과의 연정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선에서도 사민당과 좌파당(Die Linke), 녹색당이 메르켈의 보수당 연합보다 의회에서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은 오랫동안 좌파당과의 연대를 거부해왔다. 유로 탈퇴 등 외교 정책에서 노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사민당이 유로존 탈퇴 정책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사라 바겐크네크트 좌파당 당수는 유로존에 대해 비판적이다. 하지만 최근 양 당은 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바겐크네크트 좌파당 당수는 공공 서비스 축소 정책에 연계돼 온 사민당이 사회정책을 강화할 수 있길 바란다며, 향후 사민당과 공동 정부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물론 나는 좌파-좌파-녹색당 연합이 안정적인 정부를 이룰 수 있다면, 연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완전히 좌파당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통치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급진적인 야당으로 남아있을 지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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