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6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개막한 '장영혜중공업'의 '세 개의 쉬운 비디오 자습서로 보는 삶'전은 노골적이고 헛갈린다. 우선 이름부터다. '장영혜'는 알겠는데 '중공업'이라니. 이질적이면서 거친 느낌이다.
'장영혜중공업'은 1999년 장영혜(한국)가 막 보쥬(미국)와 결성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잘 알려진 웹아트 그룹"(김선정)이다. 기계, 선박, 건축 등과 관련된 대규모 산업을 일컫는 중공업이 '장영혜중공업'에붙자,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미술 작업으로 변용됐다. 작업 내용은 성욕이나 음식 등 원초적인 욕망, 대기업이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이 주를 이룬다.
'가정', '경제', '정치' 주제의 3개 파트로 현대인의 일상을 점령한 기업과 정치에 독설을 뿜어낸다. 그래서일까. 혼란한 시대, 어느때보다 더 눈길을 끈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관장은 " '장영혜중공업'의 이번 개인전은 '장영혜중공업'이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자본과 정치에 대한 주제를 관통하며 한국 사회의 단면을 살펴보는 것으로 우리의 삶과 부조리를 들추어 내는 듯한 그들의 사유는 위트 넘치면서도 통렬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작품은 쉽고도 난해하다. 한국어와 영어로 된 2채널 비디오 설치물로 거대한 글자들이 난무한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
아트선재센터 전시장 2층과 3층이 예다. '삼성의 뜻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SAMSUNG MEANS TO DIE)'는 쉽지 않다. 3층의 '머리를 검게 물들이는 정치인들 -- 무엇을 감추나?'도 마찬가지다.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호하다.

장영혜중공업은 "예술은 하나의 도전"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뜻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는 '삼성의 뜻은 쾌락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라는 작품을 제작했을때부터 시작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처럼 텍스트를 붙인 애니메이션으로 26개의 언어로 된 작업을 한다. 한글의 독특함덕분일까, 진정 창의성을 인정받아서일까. 런던 테이트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휘트니미술관과 뉴뮤지움 등에서 전시했다. 또 2012년 록펠러 파운데이션 벨라지오센터의 크리에이티브 아트 펠로우로 선정된바 있다.

'이것도 작품인가' 의문이 든다면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오는 2월 9일 아티스트 토크를 연다. 또 2월 16일, 23일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마련,'장영혜중공업'의 작업 세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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