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외무, 브렉시트 협상 앞두고 부처 관료들과 불협화음

기사등록 2017/01/05 13:30:0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공식 협상을 앞두고 관련 부처 관료들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일각에선 그가 업무를 방기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영국 의회 귀족원(상원) 일원인 배론 윌리엄 왈라스 경은 4일(현지시간) 일간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에서 외무부 관료들이 존슨 장관의 브렉시트 접근법을 놓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왈라스 경은 "외무부가 보리스 존슨 때문에 절망에 빠졌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그는 브리핑 자료를 읽지도 않고 관료들에게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성공적인 탈퇴 협상을 하려면 EU 외무장관들의 선의가 긴요한데 그는 이들과도 소원하게 지낸다고 한다"며 "유럽에 대한 영국의 미래 외교정책 틀을 짜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신설된 브렉시트부의 데이비드 다비스 장관은 EU 탈퇴에 대한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며, 다비스 장관이 외교를 이끄는 존슨 장관보다 "평판이 더 낫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런던 시장을 지낸 존슨은 6월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이끌고 외무장관에 올랐다. 그는 각종 천방지축 언행으로 유명한 데다 국제무대 경험이 없어 추후 협상을 제대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존슨 장관 측은 왈라스 경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존슨 장관의 한 보좌관은 "외무부 관료들 모두가 보리스 존슨 덕분에 얼마나 활기가 도는지 말해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보좌관은 "왈라스 경은 외무부 일을 잘 모르거나 해 본 적 없는 이들과 얘기를 나눈 게 분명하다"며 "장관은 공무에 헌신적이며 믿기 힘들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좌관은 "브리핑 자료를 읽는 건 당연하고 모든 직급의 외무부 관료들이 논의에 참여하도록 장려한다"며 "장관은 외무부가 자율적으로 국제무대에 관여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 장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대통령이 누군지 아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을 하지 못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그는 박근혜 대통령 이름을 대지 못하고 당황해 하다가 황급히 인터뷰를 종료했다.

 그는 작년 7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한 막말을 주워 담느라 진땀을 뺐다. 그는 자기가 한 말을 전부 사과하려면 지구를 돌아야 할 것이라고 위기를 모면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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