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4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EU 협상의 열쇠를 쥔 메르켈 총리와 거의 친분관계가 없다고 보도했다.
한 영국 정부 소식통은 "(둘의) 친분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은 엄청난 우려점"이라며 "메르켈 총리가 모든 걸 정하는 건 아니지만 유럽에서 일을 성사하려면 그를 상대해야 한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메르켈 총리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에 관해서는 종종 얘기를 했지만 메이 총리에 관해서는 좀처럼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정부 일각에선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메이 총리가 메르켈 총리와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텔레그레프는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EU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회의 전 반갑게 인사하는 EU 정상들 사이에서 대화 상대를 찾지 못해 홀로 테이블 주위를 서성였다.
추후 메이 총리와 메르켈 총리가 인사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지만 영국 언론들은 당시 메이 총리의 모습이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의 어색한 위치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3월 말이 오기 전 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과 EU는 협상 과정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팽팽한 힘겨루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탄탄한 국내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11년째 장기집권하며 유로존 경제 침체, 난민 대량 유입 등 유럽 위기 해결에 앞장서 왔다.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브렉시트로 인해 통합을 추구하는 EU의 역사에 '갚은 균열'이 났다고 표현했다. 또 협상에서 영국의 편의를 봐 주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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