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주의보]근육통인줄 알았더니…72시간 내 치료해야
기사등록 2017/01/18 16:11:23
국내 대상포진 환자 66만6045명…20·30대 젊은층 늘어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직장인 이모(34)씨는 최근 갑자기 몸 한쪽이 쑤시고 찌릿거리는 통증에 시달렸다. 연말 잦은 술자리에 무리가 생겨 단순 근육통과 몸살인 줄 알고 파스를 붙이고 버텨봤으나 통증은 사라지지 않고 갈수록 심해졌다. 몇일 뒤 오른쪽 등 뒤에 수포가 생겨서야 의사를 찾은 이씨는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감염된 후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 환자는 66만6045명으로 2014년(64만8280명)보다 2.7% 늘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7만2303명(25.6%)으로 가장 많고 60대 12만5242명(18.6%), 40대 10만9867명(16.4%)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20대 4만4467명(6.6%), 30대 7만9960명(11.9%)이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면역력 저하와 스트레스 등으로 젊은층에서 대상포진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상포진은 보통 통증이 발생한지 3~7일 후 피부에 띠 모양의 발진과 물집이 발생한다. 처음에 국소적인 발진과 물집이 생기며 3일째는 물집이 고름집으로 변하고 7~10일째 딱지가 앉게 된다. 드물지만 피부 병변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편측성으로 몸의 한 쪽에서만 수포가 발생하지만 드물게 양측성 또는 다수의 신경절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가슴(흉부), 뇌신경, 목(경추신경), 허리(요추신경), 엉치뼈 부위(천골신경)의 순으로 많이 나타난다.
주로 50~60대에 발생하며 방사선 치료, 항암 요법, 이식수술을 받은 경우 등 면역이 약화된 상황에서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에는 피부 발진 없이 바늘이나 칼끝으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먼저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고, 근육통이나 협신증, 디스크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대상포진은 단순 포진과는 달리 한번 걸리면 재발되는 경우가 5% 정도로 많지 않으나 면역 상태가 안좋은 경우에는 재발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다른 사람에게 옮겨 주는 전염력은 약하지만 수두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은 대상포진 환자와의 접촉이나 공기감염의 경로를 통해 수두가 발생할 수는 있다.
대상포진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대상포진 초기증상이 나타난 뒤 72시간 골든 타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아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의 합병증으로 수년 동안 고통받을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생 1개월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40세 이하에서는 드물지만 대상포진 환자의 10~20%가 이런 증상을 겪는다.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 박휴정 교수는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대상포진 환자의 절반 정도가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에도 통증이 오래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합병증은 신경의 침범부위에 따라 다른데 눈을 침범한 경우 일시적 증상에서부터 시력감소나 실명까지 올 수 있으며 운동신경을 침범한 경우 심한 근력약화가 올 수 있다. 또 난청, 안면마비, 신경성 방광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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