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국회측 준비서면

기사등록 2016/12/21 21:19:54 최종수정 2016/12/22 09:05:29
【서울=뉴시스】정리/홍세희 기자 = <준 비 서 면> 사    건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탄핵 청 구 인 국회 소추위원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피청구인 대통령 위 사건에 관하여 청구인의 대리인들은 다음과 같이 피청구인의 답변서를 반박하는 변론을 준비합니다. 다 음 Ⅰ. 탄핵소추절차에 관하여 1. 객관적 증거 없이 이루어진 탄핵소추라는 주장에 관하여 ◌ 탄핵소추는 형사처벌절차가 아니라 공무원신분에 대한 파면절차이며, 국회의원들은 각자 헌법기관으로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각종 증거자료와 참고자료를 기초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국회법 제130조 제1항은 “탄핵소추의 발의가 있은 때에는 … 본회의는 의결로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여 조사하게 할 수 있다.”라고 하여 탄핵사유에 대한 법사위의 조사 여부를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국회가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헌재 2004. 5. 14. 2004헌나1. 이하 “2004헌나1”라고만 합니다). ◌ 피청구인은 국회법 제130조 제3항은 탄핵소추의 발의에는 탄핵의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가 될 만한 자료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인이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의 이와 같은 주장은 탄핵심판절차가 형사소송절차와 다르다는 것을 피청구인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왜냐하면 형사소송절차에서는 공소장에 증거 기타 참고자료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2.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 수사, 국회법 제130조 제1항에 따른 조사절차를 거치지 않아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죄추정원칙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 국회의 탄핵소추절차는 국회와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 사이의 문제로서, 국가기관이 국민과 관계에서 공권력을 행사할 때 준수해야 할 적법절차 원칙이 직접 적용될 수 없습니다(2004헌나1). 조사절차가 필수적이 아님은 위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방어권 침해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 헌법 제27조 제4항의 무죄추정원칙은 ‘인권이 유린되기 쉬운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인정되는 것이지, 파면을 목적으로 한 탄핵소추 및 심판 절차에서 피소추인·피청구인에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닙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형사절차에서 ‘박근혜’ 개인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언정 탄핵절차에서 ‘대통령(박근혜)’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 3. 검찰 조사 불응은 ‘참고인으로서’ 당연히 보장되는 권리의 행사이고, 단지 “검찰 조사에 며칠간의 연기를 요청하였”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탄핵소추는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에 관하여 ◌ 형사절차상 피청구인의 지위는 이미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였으나, 피청구인은 마치 이를 전혀 몰랐던 것처럼 답변서에 기재하고 있습니다. ◌ 피청구인은 2016. 11. 4.자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에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라고 했으면서도 검찰 조사를 기피하였고, 2016. 11. 20.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하여 ‘검찰이 상상과 추측으로 사상누각을 지은 것’이라며 ‘향후 검찰 수사에는 일체 응하지 않겠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이는 공직자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대통령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으로서 헌법을 준수해야 할 대통령이, 관련자들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에 기초한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고 폄훼함으로써, 법치국가 실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 이는 별도의 탄핵소추사유가 될 수도 있으나, 국회는 이를 정식 탄핵소추사유로 열거하지 않고 대통령의 법 준수 태도를 보여주는 사항으로 기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이 점을 간과하면서 ‘참고인으로서 며칠만 연기해 달라고 했다’는, 사실과 동떨어진 변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2004헌나1은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결정과 실정법을 폄하한 것에 대하여,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대통령의 이러한 언행은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하는 다른 공직자의 의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국민 전반의 준법정신을 저해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법치국가의 실현에 있어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통령 스스로가 법을 존중하고 준수하지 않는다면, 다른 공직자는 물론, 국민 누구에게도 법의 준수를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는 “법치국가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자,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4. 낮은 지지율(4-5%), 100만 촛불집회로 국민의 탄핵의사가 분명해졌다는 사유로 이루어진 본건 탄핵소추는, 대통령 임기보장을 몰각하며, 헌법상 국민투표로도 대통령 신임을 묻지 못하므로, 권력구조의 본질을 훼손하는 반헌법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 피청구인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이 탄핵사유에 해당될 만큼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다고 보기 때문에 국민들 수백만 명이 촛불집회 등 거리로 나와 ‘대통령 즉각 퇴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쳤던 것이고, 그러한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를 받아들여 여·야 의원들이 합심하여 재적의원 2/3을 훨씬 넘는 수(299인 중 234인 찬성으로 찬성률 81%입니다)로 탄핵소추의결을 하였던 것입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하고 준수하며, 공평무사하게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고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헌법 제66조 제2항, 제69조)을 믿고 피청구인에게 대통령직을 맡겼으나,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저버렸다고 판단하였으며, 이는 2016. 11. 박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주 연속 4-5%에 불과하였고, 수백만의 시민들이 ‘세대와 이념과 출신지역’에 상관없이 평화적으로 행한 집회와 시위에서 충분히 드러났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피청구인에게 부여하였던 신임(trust)을 거두어들였다고 볼 것이며, 이제 더 이상 피청구인이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사를 명백히 하였고, 피청구인이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함에 있어 중요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 피청구인은 최순실 등의 사익 추구에 청와대와 국가권력을 동원하거나 이를 방조하고 조장하였으며, 그들의 국정농단과 비리와 사익추구는 매우 광범위하고 깊고, 지금도 다 밝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법치주의, 공무원제도, 기본적 인권보장 등 헌법시스템은 형해화 되었고, 국가권력이 기업들에게 청탁을 들어주면서 거액의 돈을 강요하고, 수수하거나 수수하게 함으로써, 국가권력이 앞장서 사적자치와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파괴하고, 근로자들과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기업의 이윤이 국가의 권력남용을 통해 특정 사인들과 사조직에게 귀속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헌법은 기본적 자유와 권리의 보장을 최고의 ‘객관적 가치질서’로 삼고, 모든 통치의 근본목적으로 하면서, 국가로 하여금 ‘자유와 권리를 확인하고 보장하라’고 규정하고(헌법 제10조, 제37조 제1항), 대통령에게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을 위하여, 헌법을 수호하고 준수’(헌법 제66조 제2항, 제69조)하라는 준엄한 책무를 요구하였지만, 오히려 피청구인은 개인과 기업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권력을 남용하여 기업의 인사에 개입하고, 최순실 등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고발한 언론을 통제하고 신문사 사장을 사퇴케 하여 추가 비리보도를 억제하고, 다른 언론 모두에게도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줌으로써, ‘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의 기초’가 되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였습니다. ◌ 이러한 피청구인의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의 기본원칙에 대한 ‘적극적’인 위반행위로서, 국가조직을 이용하여 사익의 충족과 이를 위한 관권개입을 ‘능동적·계획적’으로 한 것이고, 이로써 국가의 전체 헌법시스템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주었습니다. ◌ 그런데도 피청구인은 지금에 와서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해준 각종 국가권력에 대한 개인의 방어장치를, 자신의 이익으로 견강부회하여 얼토당토않게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법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고, 국가의 대표자로서 품위마저 저버리는 것으로서, 국민 모두에게 또다시 큰 실망과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국가기관은 국민의 위임을 받은 권력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준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재직 중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하여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경우, 국민들은 또 다른 대의기관인 국회로 하여금 대통령을 그 직에서 파면시키는 절차를 수행하도록 제도화하였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임기보장과 별개로서, 별도의 헌법규정으로 행해지는, 헌법 스스로가 마련한 핵심적 ‘견제와 균형 장치’이고, 이로써 국민들의 주권이 형해화 되지 않고 대의민주주의가 오작동과 왜곡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시정하는 것입니다. ◌ 피청구인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 대상에 대통령 재신임 여부가 포함되지 않는 것을 들어, 국민 여론이 대통령 퇴진과 연관되는 것이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하나, 오히려 대통령 퇴진 문제가 국민투표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대통령 탄핵제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소추 여부에 국민들의 의사를 국회의원들이 고려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한 민주공화국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이를 대통령 임기와 국민투표라는, 사안에 부적절한 헌법규정을 들어 비판하는 피청구인의 시도가 오히려 ‘반헌법적인 발상’입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태도는, 현대 헌법에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근본적 관계, 즉 ‘법치주의를 통한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상호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헌법을 극히 단편적으로 인식하고 부적절하게 원용함으로써, 전체 헌법을 통일적이고(헌법의 통일성 Einheit der Verfassung) 조화롭게 해석(규범조화적 헌법해석)하지 못하게 오도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왜곡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헌법은 전문(前文)과 각 개별조항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하나의 통일된 가치 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며(헌재 1995. 12. 28. 95헌바3), “헌법의 해석은 헌법이 담고 추구하는 이상과 이념에 따른 역사적·사회적 요구를 올바르게 수용하여 헌법적 방향을 제시하는 헌법의 창조적 기능을 수행하여 국민적 욕구와 의식에 알맞은 실질적 국민주권의 실현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헌재 1989. 9. 8. 88헌가6).” Ⅱ. 전반적인 탄핵소추사유에 관하여 ◌ 현재 단계에서 피청구인의 답변서의 내용을 주로 법리적 관점에서 반박하고자 합니다. 1. 탄핵소추안에 기재된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배 행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에 관하여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탄핵소추안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로 단정하여 무죄추정원칙을 위반하였음 ◦ 피청구인이 최순실 등의 전횡이나 사익 추구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 등과 같이 사실 인정이 달라질 경우 탄핵소추사유는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됨 ◦ 탄핵사유로 제시된 헌법 위배(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의무)는 추상적인 헌법 조항의 단순 나열로 탄핵사유로 부적합함 ◦ 최순실의 행위 책임을 피청구인의 헌법상 책임으로 구성하는 것은 헌법 제13조 제3항에 따른 연좌제 금지의 정신과 자기 책임 원칙을 위배하는 것임 가.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배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 무죄추정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동 원칙이 피고인과 피의자에게 적용되고, 탄핵심판의 피소추자·피청구인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피청구인이 상정한 반대되는 사실인정은 지금까지 언론보도와 검찰 수사결과 발표, 국회 조사절차 등에서 드러난 수많은 비리 혐의를 전혀 근거 없다고 보는 것인데, 과연 그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부연하면, 탄핵의 대상이 되는 헌법·법률 위배는 고의로 위배한 경우뿐만 아니라 과실로 위배한 경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주석 헌법재판소법, 662-663). 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헌법조항들이어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 피청구인이 최순실 등과 공모한 것으로, 최순실 등에 대하여 공소제기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피청구인이 연좌제 금지의 정신을 위배했다는 것은 논리적 연관관계가 없어 반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자기책임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 역시, 어떻게 대통령 자신의 책임과 무관하다는 것인지 피청구인이 상정한 법 논리의 체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헌법상 관련될 것 같은 조문만 있으면 갖다 붙이는 식으로 탄핵심판에 임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을 주지 못하며, 최고사법기관의 심판에서 제시되는 법 논리로서 부적절합니다. ◌ 한편 피청구인은 ‘측근비리’ 논의를 역대 대통령의 경우와 비교하여 하고 있는데, 역대 대통령의 경우에는 대통령 본인이 측근비리에 개입하였음이 확인된 바는 없다는 점이 피청구인의 경우와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비교대상이 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설령 역대 대통령의 ‘측근비리’와 비교할 수 있다 하더라도, 피청구인과 최순실 등이 저지른 측근비리의 규모와 정도와 기간이 역대 다른 대통령들의 여하한 측근비리와 단순 비교될 만한 것이냐는 의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측근비리와 같은 비리와 부정행위 그리고 위법행위를 경중을 논하여 형평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법치국가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서, 이는 허용될 수 없는 ‘불법의 평등’을 주장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 ‘불법의 평등’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시한바 있습니다. “청구인은 관세포탈 등 관세법령 위반이 의심되어 관세 범칙사건의 조사를 받은 경우인데, 위 청구인이 범칙사건 조사를 통지받지 아니한 자 중에서도 수입가격의 과소신고를 한 자도 상당수 있음에도 범칙사건 조사 통지를 받은 자에게만 매입세액의 불공제라는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법의 평등을 요구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다(헌재 2016. 7. 28. 2014헌바372등).” 2. 탄핵과정이 헌법 및 법률의 일반적 절차에 위배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최순실 등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헌법재판소는 그 재판과정을 살펴보면서 사실심리를 할 필요가 있음 ◦ 헌법재판소법 제51조 및 헌법재판소법 제32조 규정 등을 고려할 때 본건 탄핵소추는 헌법 제84조 대통령에 대한 형사상 특권을 간접적으로 위반한 것임 ◦ 단심인 헌법재판소의 탄핵재판 결정이 최순실 등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와 상충될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헌법재판소법의 탄핵심판 절차과정에서 법원의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법률 조항을 위반하였음  ◌ 탄핵심판절차는 형사절차와 그 목적이 전혀 다르며 위법한 행위를 한 공무원을 공직으로부터 파면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탄핵심판은 신속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헌정위기(constitutional crisis)를 조기에 해소하기 위하여 최대한 빨리 종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 과거의 탄핵심판 관련 법조항을 보면, 1964년도 탄핵심판법은 심판위원회(당시 대법관들과 국회의원들로 구성)가 소추의결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심리를 개시하고 심리개시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선고를 하도록 하였습니다(제15조). 이 조항은 1965. 3. 17.에 개정되었는데, 종전의 ‘90일 이내’의 심리기간을 ‘30일 이내’로 단축시켰습니다. 이러한 법조항의 취지는 탄핵심판이 신속히 결정되도록 하여 공직의 불안정성과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피청구인 역시 이 사건이 본질적으로 형사절차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절차가 형사절차와 동일하다는 전제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탄핵절차를 지연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 탄핵결정이 있어도 민·형사상 책임은 면제되지 않으므로(헌법 제65조 제4항), 탄핵심판절차와 형사절차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따라서 양 절차에서 각각 독립적인 인정과 판단이 가능합니다.    - 다만 완전히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 동시에 계속될 경우, 헌법재판소가 재량으로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입니다(헌법재판소법 제51조). 그런데 이는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이므로, 매우 예외적으로만 적용되어야 하고, 탄핵심판의 피청구인과 형사재판의 피고인이 완전히 동일할 것을 전제로 한다 할 것입니다(주석 헌법재판소법, 687쪽). 그러므로 이 사건과 같이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 헌법재판소법 제32조 단서가 ‘재판이나 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한 송부 요구를 할 수 없다’고 하나, 이 조항이 탄핵심판에서 필요한 문서의 인증등본송부촉탁까지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유권해석입니다(2004헌나1 사건기록 참조).    - 헌법재판소는 2004헌나1 사건의 변론기일에서 청구인측에 인증등본송부촉탁신청을 할 것을 권유하였고, 이에 촉탁신청이 이루어져 법원으로부터 4일 만에 수사기록(소송기록)의 인증등본이 헌법재판소에 송부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하여 헌법이 직접 예정한 탄핵심판절차가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당사자가 필요한 필수적 증거자료들을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 그러므로 피청구인의 헌법재판소법 제51조 및 제32조 관련 주장은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 피청구인은 이 사건 탄핵이 대통령의 형사소추 면책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간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러한 주장의 논리적 연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그 주장은 아무런 타당성도 없습니다.  Ⅲ. 구체적인 탄핵소추사유에 관하여 1. 헌법위배행위 가. 국민주권주의 및 대의민주주의 위반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미르·K재단과 최순실 이권 사업은 국정의 1% 미만이며, 피청구인은 최순실의 이권 개입을 전혀 알지 못했고, 국가정책은 피청구인의 의사에 따라 최종 결정되었음 ◦ 피청구인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집행하였을 뿐이고, 지인의 의견을 일부 반영했다 해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임 ◦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규정은 추상적 규정으로서 탄핵사유가 되기 어려움 ◌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의 범위와 정도, 최순실의 이권개입 정도, 이에 대한 피청구인의 인식 등에 대한 그동안의 언론보도, 국가기관인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및 공소장 내용, 국정조사 회의록 등에 의하면,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은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한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정호성은 대통령의 지시로 대통령 연설문, 북한과 비밀접촉이 담긴 인수위원회 자료,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서 등을 최순실에게 넘겨 주었고, 지난 대선 직전인 2012. 11.부터 취임 이후인 2014. 11. 사이에 정호성과 최순실은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여 최소한 237건의 청와대 문건을 주고받았음이 여러 언론을 통하여 밝혀졌습니다. ◌ 피청구인의 이 사건 탄핵소추 사유에 기재된 사건은 피청구인이 수행한 국정의 1% 미만이라고 하나(1%라는 것이 어떤 근거 하에서 나온 수치인지에 대한 의문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소추의결 당시 확인된 사실만을 기초로 하여 심리의 효율을 위해 거시한 대표적인 것이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이며, 지금도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하여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유만으로도 피청구인은 이미 주권자인 국민들의 신임을 배신하였고, 수호해야 할 헌법규범을 중대하게 훼손한 것입니다. ◌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는 헌법의 최고 근본원리로서, 이들이 지켜지지 않거나 왜곡될 경우 민주공화국의 근본 질서가 훼손됩니다. 그러므로 국민주권주의는 헌법해석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헌재 1989. 9. 6. 88헌가6), 헌법재판의 재판규범으로서 기능합니다.  ◌ 예를 들어, 헌법재판소는, “실질적 국민주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유권자들이 자기들의 권익과 전체국민의 이익을 위해 적절하게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주적인 선거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국민 각자의 참정권을 합리적이고 합헌적으로 보장하는 선거법을 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시하였고(헌재 1989. 9. 6. 88헌가6), 군사기밀보호 문제에서, “군사기밀의 범위가 필요 이상으로 광범할 때 군사사항에 관한 한, 언론보도를 위한 취재는 물론 입법이나 학문연구를 위한 자료조사 활동과도 갈등 또는 마찰을 빚게 되어 표현의 자유(알 권리)나 학문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정당한 비판이나 감독도 현저히 곤란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들어 결국 국민주권주의 및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이념과도 배치되기 때문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헌재 1992. 2. 25. 89헌가104). ◌ 헌법재판소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해서도 헌법해석 기준 내지 재판규범으로 삼아 판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회의사당 인근에서의 집회를 제한한 법률에 대하여 “국회의 기능보호는 대의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 절대적인 중요성을 지닌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집회 시위 효과의 감소 및 이에 관련된 자유의 제한은 감수할 만한 정도의 것으로 보이므로, 법익균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였으며(헌재 2009. 12. 29. 2006헌바20등),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에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긴 때를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승계 제한사유로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 단서 중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에 비례대표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긴 때’ 부분은 대의제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헌재 2009. 6. 25. 2007헌마40). ◌ 대의민주주의 혹은 대표제 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는 대표자가 국민들의 의지를 전달하는 대리인(agent) 역할만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국민들의 궁극적 이익이나 실질적 의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유롭게 판단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탁자(trustee)인지 내용상 다양성을 지니나(이관후, “왜 대의민주주의가 되었는가? 용례의 기원과 함의”, 한국정치연구 제25집 제2호(2016) 6-8쪽 참조), 국민들이 대표자를 통하여 대표자의 책임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이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고자 하는 취지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대통령이 맡은 바 직무를 민간인에게 맡기고 본인은 수수방관하거나 사익추구를 방조하고 조장하였다면, 이는 대통령을 선출하여 국정을 맡긴 국민들의 의사와 신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에 의하면, 최순실은 매주 일요일 저녁 대통령 관저를 찾아가 소위 ‘문고리 3인방’(정호성, 이재만, 안봉근)과 정례 회의를 하고, 대통령은 이에 참석하지 않고 따로 식사를 하였다는 것인데, 도대체 민간인이 그러한 회의를 왜 주재하며, 그런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항은 무엇이며, 과연 최순실의 의사가 국정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최순실이 과연 ‘권력서열 1위인지’ 국민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만간 보다 구체적인 국정농단 내용이 특검 수사 등으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적어도 문화체육부 공무원들과 정책이 최순실 등 사인과 사조직의 영향력과 이권추구에 깊이 연관되었다는 점은 이미 뚜렷이 밝혀지고 확인되었습니다. ◌ 이러한 비정상적인 헌법현실을 교정하는 헌법원리는 다름 아닌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일 것입니다. 주권자인 국민은 대통령이 맡은 바 직무를 자기책임 하에 성실히 행함으로써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헌법 제69조)에 노력할 것을 기대하였지만, 대통령은 최순실의 부친인 최태민 시절부터 40여년 간 최씨 일가의 각종 비리와 이권에 동원되어, 부정부패의 공범 노릇을 하여왔다는 의심이 있고, 이제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과 국가조직을 통한 적극적 사익 추구행위는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통하여, 청와대의 비호와 은폐 하에,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헌법시스템의 근본적 훼손행위를 교정하기 위하여,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하였던 근거규정인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다시 그 규범력을 발휘하여 손상된 헌법질서를 회복시켜주어야 할 것입니다. 나. 국무회의 심의 규정 및 헌법준수의무 위반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국무회의 관련 조항(제89조, 제90조)은 국무회의 구성 및 심의 대상에 관한 근거조항으로서 탄핵사유가 되기에 부적합함 ◦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 의무는 추상적인 규정으로서 무의미한 순환논리이므로 탄핵사유로 부적합함 ◌ 소추의결서에서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으로 국무회의 규정(헌법 제88조, 제89조)이 위배되었다는 취지는, 국무회의의 중요 국정 심의 권한이 무시되거나 사실상 통과의례가 되어버렸고, 실제는 최순실 등이 정한 국정 정책과 인사가 그대로 관철되어, ‘심의기능’이 형해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의무는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헌법상 의무로서, 헌법 제69조의 대통령 선서조항은 헌법 제66조 제2항의 헌법수호 의무를 구체화하고 강조한 것입니다(2004헌나1).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의무 위반은 그 자체로서 구체적 행위명령이나 행위금지를 내포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헌법규정이 위배되었을 때 작동되는 것이며(주석 헌법재판소법, 656), 따라서 이를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무의미한 순환논리’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 직업공무원제도 및 공무원임면권 위반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피청구인은 김종덕 장관 등은 법률에 따라 임명된 공무원이며, 인사권은 피청구인이 최종적으로 행사하였으므로 인사권 남용이 없음 ◦ 피청구인이 최순실을 잘못 믿었다는 결과적 책임은 정치적·도의적인 것에 불과함 ◦ 장·차관과 1급 공무원은 직업공무원의 신분보장이 적용되지 않으며, 해당 공무원은 문책성 인사를 한 것이므로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 남용이 아님 ◌ 피청구인의 주장은, 피청구인이 ‘형식적 법치주의’의 도피처에 숨어, 권력을 남용하여 공무원제도를 훼손하고 사익 추구의 도구로 악용하며, 공무담임권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을 위배한, 심각한 헌법위반행위를 가려보려는 부적절한 시도에 불과합니다. ◌ 국가는 공직을 통하여 활동하며, 공직을 통하여 비로소 구체적으로 파악됩니다. 공직은 민주주의 관점에서 국가권력을 행사하기 위하여 국민주권주의에 따라 국민이 부여하는 수권이고, 국민에 봉사하고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구성하는 것입니다(한수웅, 헌법 제7조의 의미 및 직업공무원제도의 보장, 법조 (Vol. 674), 9-10쪽). 이에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조항에서 말하는 공무원은 ‘모든 공무원’입니다. 경력직뿐만 아니라 1급 공무원,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 별정직 공무원을 모두 포함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하며, 그 적용대상이 되는 공무원은 법률로 정년이 보장되어 ‘의사에 반하여’ 퇴직되지 않는 경력직 공무원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모든 공무원’의 임면에 있어서 ‘평등의 원칙’이 포괄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므로(헌재 2001. 8. 30. 99헌바92등 참조), 경력직뿐만 아니라 별정직, 1급 혹은 정무직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아래 판례에서 보듯이 ‘자의적(恣意的)으로’ 파면될 수는 없으며, 그 점에서 공무원의 신분이 최소한 보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모든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공무원이 중립적으로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가 아니라, 최순실 등 특정 사인(私人)이나 사조직의 사익에 봉사하게 된다면, 이는 공무원제도와 이를 통한 국정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25조가 규정하고 있는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 취임의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까지 포함되는 것”이라고 하면서(헌재 2005. 12. 22. 2004헌마947), 별정직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자의적으로 직을 박탈당하거나 공무원 신분을 부당하게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정무직 공무원에게도 적용되는바 평등원칙을 밝히면서, “실효된 금고 이상의 형의 범죄경력이 있는 공직후보자를 금고 이상의 범죄경력이 없는 후보자와 위와 같이 차별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헌재 2008. 4. 24. 2006헌마402등). 따라서 협의의 직업공무원에서 정무직 공무원과 1급 공무원은 제외되지만(국가공무원법 제68조 단서), 이를 포함한 모든 공무원들도 여전히 ‘자의금지원칙’의 보호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즉, 1급 공무원과 장·차관이라고 할지라도, 정년이나 의사에 반한 퇴직 금지라는 신분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면권자가 ‘자의적으로’ 퇴직하게 하거나, 최순실 등의 사익추구를 위해 봉사하도록 임명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 대한민국이 채택한 법치주의는 형식적 법치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의 내용과 목적이 기본권보장의 헌법이념과 정의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주의’를 의미합니다(헌재 2011. 2. 24. 2009헌바33등; 헌재 1992. 4. 28. 90헌바24; 헌재 2002. 11. 28. 2002헌가5). 이로부터 심지어 1급, 정무직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자의적으로’ 파면되어 공무담임권(직업선택의 자유)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국민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정권실세나 소위 최순실 등 비선조직에 충성하기 위하여 공무원을 임면하는 행위는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으며, 이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공무원 임면권’(헌법 제78조)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서 그 일탈·남용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 국정조사와 언론보도내용에 따르면, 차은택이 최순실에게 추천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실제로 임명되었고, 고위공직 인선안에 대하여 최순실이 수정한 대로 임명되었음이 확인되어 최순실 등이 고위공직 인사에 광범위하게 관여하면서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은 공지의 사실이 되었습니다. ◌ 최순실의 의사와 사익추구에 따른 피청구인의 임명행위야말로 모든 공무원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상급자를 위하여 충성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 전체에 대한 공복으로서(헌법 제7조 제1항) 법에 따라 그 소임을 다할 수 있게 하는 헌법상 직업공무원제도를 중대하게 위반하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 또한 징계가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합리적인 징계절차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문화체육부 진재수 전 과장은 아무런 절차상의 보장도 없이 피청구인의 “나쁜 사람이네”라는 말 한마디로 좌천되고, “이 사람이 아직도 여기 있어요?”라는 말 한마디로 퇴직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바, 직업공무원제도 및 이러한 제도를 실현하고 있는 관련 법령은 완전히 무시되고 공무원직에서 쫓겨난 것이며, 이것만으로도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은 분명하다 할 것입니다. 라. 시장경제질서,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대통령 자신이 기업들에게 직권을 남용하거나 강제로 재단 출연을 요구한 바 없음 ◦ 기업 임원에 대한 인사권은 해당 기업에 있고, 자신은 단지 전문가를 기업 임원으로 추천한 도덕적 비난만 받을 뿐임 ◌ 피청구인의 주장은 이미 국민들에게 밝혀지고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드러난 기업의 출연 강요행위에 대해서까지 눈을 감고, 안종범 전 수석 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 여론도 그런 대통령의 태도를 심각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6. 12. 19.자 일간신문(조선일보) 사설을 보면, “박 대통령에게 밉보인 대기업 오너가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VIP 뜻이니 그만두라’는 말을 듣고 망명하듯 외국으로 나가야 했던 게 작년 일이다. 국회 청문회에서도 대기업 회장들은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도 잘 만나지 않는 대통령이 재벌 회장들을 1 대 1로 불러 재단 출연을 부탁하거나 어떤 회사를 지원해달라고 할 경우 거절할 수 있는 회사가 있느냐”라고 쓰고 있습니다. 또한 동 사설은 “박 대통령은 문제가 되는 일들은 전체 국정의 1%도 안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은 그렇다면 나머지 99% 국정에서 벌어진 무능·무책임 행태는 또 얼마나 더 심각했던 것일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여러 문제가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던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단을 만들고, 돈을 걷고, 무자격자들에게 통째로 맡겨 마사지센터 주인이 재단 이사장 자리에 앉는 일은 이 정권에서만 벌어졌다.”고 하고 있습니다. ◌ 유사한 맥락에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분노하며 퇴진과 탄핵을 외쳤던 것이며, 대통령의 그러한 비리에 대한 적극적 가담, 방조와 조장으로 인하여, (대통령이 2016. 11. 4.자 대국민 담화에서 말한 바와 같이) 국민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을 주었으며, 국민들에게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주었던 것입니다. 마. 언론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ㅇ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언론보도를 바로 잡기 위하여 한 조치, ‘국기 문란’ 발언의 정당성 ㅇ 언론사 사장 해임에 관여한 바 없음 ◌ 피청구인은 ‘정윤회 문건’의 진실 여부는 거론하거나 조사하도록 하지 않고, 동 사태를 기밀유출로 인한 국기문란으로 몰아가, 청와대로 하여금 언론사를 회유하고 언론사 사장이 퇴직하도록 함으로써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였습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자신의 해고에 관련한 상황을 구체적 증거를 토대로 진술하면서 “처음부터 저를 해임하려고, 밀어내려고 했었던”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갑 제46호증). ◌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것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이를 행한 것인바, 피청구인은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주장하나,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조직이고, 대통령이 동 문건유출 사건에 대하여 ‘유출로 인한 국기문란’이라고 하여 청와대의 사태처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며,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을 통하여 언론기관에게 구체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세계일보가 추가 폭로를 자제하게 하고, 언론사 사장을 사퇴시키고, 이를 통해 모든 언론에게도 위축효과를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언론의 자유 침해에 대통령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바. 세월호 7시간 문제 및 생명권 침해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ㅇ 당시 유관기관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였고, 신속하게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나가 현장 지휘를 하였음 ㅇ 불성실성은 그 자체로 탄핵소추사유가 될 수 없음. 탄핵소추안의 논리대로라면 향후 모든 인명피해 사건에 대하여 대통령이 생명권을 침해하였다는 결론이 초래됨 ◌ 피청구인의 변명은 세월호 총 7시간의 업무 공백 및 대응 미비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으로서, 일반 국민들의 상식적 인식과 심각한 괴리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6. 12. 19.자 일간신문(문화일보) 사설을 보면, “세월호 참사 대응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 해도 탄핵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 소재를 몰라 관저와 집무실에 각각 서면 보고서를 보냈다. 국가 시스템의 심각한 공백이다.”라고 회고합니다. ◌ 이 사건에서 법리적으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의 범위, 기본권 보호의무에서 대통령의 연관관계,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의 인정기준 등이 문제될 것이지만, 한편으로 사안의 본질은 대통령의 당시 매우 불성실한 직무수행 여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는지, 관저에 있었는지 집무실에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일 뒤늦게 오후 5시 15분에 부스스한 모습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나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사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하였습니다. ◌ 국가는 국민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근본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수백명의 어린 생명들이 경각에 달린 재난 상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 직접 그 사태를 총괄하고 결정적인 신속한 명령을 발하여야 하고,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주국가에서 당연히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나타난 자료를 보면, 당일 피청구인은 헌법 제69조에서 규정한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전혀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 2004헌나1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헌법적 의무에 해당하나,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있는 성격의 의무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달리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① 2004헌나1 사건의 사안은 경제정책 실패에 대하여 ‘성실한 직책수행의무’가 문제된 것인데, 이 사건은 2004년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청소년들의 생명이 위중한 결정적인 순간에서 ‘구체적인 성실 직책수행’이 문제되므로, 이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② 2001헌나1 결정에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 그 비중과 헌법적 해명의 측면에서 ‘예외적으로’ 사법적 판단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③ 일반적으로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위반은 많은 징계사건과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로서 재판규범이 되고 있습니다. ④ 향후 대통령의 여하한 국민의 생명권 보호의무 경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에서 반드시 ‘대통령 성실 직책수행의무’ 위반 여부가 해명되어야 합니다. ⑤ 그러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대통령 선서조항에 있지만(헌법 제69조),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취임선서는 특별한 법적 의무를 구성하고 헌법에서 명문으로 규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을 구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를 위반할 경우 예외적으로 탄핵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⑥ 미국의 경우, 클린턴 대통령 및 닉슨 대통령의 탄핵소추사유에 예외 없이 ‘선서위반’이 포함되고 있습니다(이는 선서라는 행위 자체가 지니는 약속의 이행에 관련되어 있다고 볼 것입니다). ⑦ 이 사건의 경우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관저에 머무르면서 재난상황 및 대처방안에 대한 대면보고조차 받지 않고, 아무런 구체적인 조치나 지시도 하지 않았으며, 오후 늦게서야 비로소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것이 전부라는 점에서 성실직책수행위무를 위반하였다기 보다는 전혀 직책수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2004헌나1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도 강조하고자 합니다. ◌ 이러한 점에서, 세월호 7시간 문제는 국민의 생명권에 대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불이행과 아울러,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 문제로 심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 한편 이 점과 관련하여, 과연 대통령은 마음대로 다른 공무원과 달리 관저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지, 그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도 규명되어야 할 것입니다. 2. 법률위배행위 가.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 및 롯데그룹 추가 출연금 관련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1. 뇌물수수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답변요지 ㅇ 재단법인 미르 등은 민·관이 함께 하는 정상적인 국정수행의 일환으로 추진된 공익사업임 ㅇ 피청구인은 대통령으로서 자발적 지원을 부탁하였을 뿐 대가를 조건으로 기금을 부탁한 것이 아니며, 기업들도 대가를 바라고 출연한 것은 아니므로 뇌물죄의 고의가 없음 ㅇ 피청구인은 사익추구 목적이 없었고, 최순실의 범죄를 알면서 공모하거나 예측할 수도 없었음 ㅇ 재단법인과 피청구인, 최순실은 별개의 법인격이며, 재단법인 사유화는 불가능하므로 재단법인이 받은 기금을 개인적 차원에서 받은 뇌물과 동일하게 볼 수 없음(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도 뇌물을 입증하지 못해 안종범 등에게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음) ㅇ 제3자뇌물수수죄는 부정한 청탁이 요구되나, 입증된 바 없음(롯데가 70억원을 출연하고도 검찰수사가 진행되었다는 점은 피청구인이 출연 대가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없다는 반증임) ㅇ 막연히 선처해 줄 것이라는 기대 등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대법원 판례), 재단이 당면 현안 해결에 대한 대가라고 인식하거나 양해한 바 없으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기업 총수들이 모두 대가성이 없다고 증언하였음 2. 직권남용 및 강요죄의 성립 여부에 대한 답변 요지 ㅇ 직권남용 및 강요는 의사에 반하여 한 행위임에 반하여 뇌물은 자발적으로 한 행위여서 양립 불가능함에도 모순된 소추사실을 기재하였음 ㅇ 재단 설립은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강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위법·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음 ㅇ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구체적인 행위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헌재의 보정명령이 필요함 ㅇ 구체적인 강압이나 협박 없이 대통령의 권한이나 지위만으로 범죄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임(‘기업들이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출연금을 냈다’는 이유로 협박이라고 주장하나, 부당함) (1) 형법 제129조(뇌물) 제1항, 제130조(제3자 뇌물제공) 등의 위배행위가 성립합니다. ◌ 재단법인 미르(이하 모든 재단법인에 “재단법인” 생략) 설립을 위해 피청구인이 직접 주요 그룹 회장들과의 단독 면담을 지시·시행하였으며, 단독 면담하기 전에 안종범 전 수석에게 각 그룹 당면 현안을 정리한 자료를 제출받을 것을 지시한 점, 면담 직후 재단법인 기금의 규모를 정하여 지시한 점, 최순실에게 재단의 조직과 운영을 맡긴 점, 재단 설립이 지체되자 최순실이 직접 정호성 비서관에게 설립시기를 정하여 지시하고, 피청구인은 최순실의 요구 또는 지시를 그대로 따른 점, 안종범 및 최상목 등이 직접 전경련 및 문체부 공무원 등을 소집하여 재단의 설립과 출연을 적극 지시, 관여하고, 매우 이례적이거나 편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최순실과 피청구인이 지시한 설립 시한에 맞춰 재단을 설립한 점 등의 사실관계는 넉넉히 확인됩니다. ◌ 피청구인과 최순실, 안종범과 정호성 등의 지시 및 전달과 보고 체계 및 경위 등에 비추어보면, 피청구인 자신이 스스로 사익을 추구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나,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적어도 최순실의 사익추구 목적을 모르고 있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 부정한 청탁이 없었고, 기업들도 막연히 선처해 줄 것이라는 기대 하에 기금을 출연하였다고 하나, 단독 면담 전 기업들의 현안문제를 수집토록 지시하였고, 기업 총수들과 배석자 없이 비밀리에 단독으로 면담을 하였으며, 바로 그 자리에서 재단 설립과 기금 출연을 요구한 경위 등으로 미루어 보건대,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기업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피청구인이 알고 있다는 점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청탁을 유도하거나 마치 청탁을 들어줄 것처럼 행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기업들도 자신들의 약점(또는 현안문제)을 일부러 사전에 수집한 피청구인의 재단 기금 출연 요구에 응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경우 선처를 받거나 또는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기대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할 것입니다. ◌ 재단과 자연인은 별개의 법인격이지만, 재단의 이사장 및 임원진 등을 장악함으로써 사실상 사유화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그러한 예는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사유화’의 의미가 공적인 것 또는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인 것처럼 장악하고 농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서, 재단법인과 자연인이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므로 재단을 사유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단지 당위를 선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입니다). ◌ 또한 피청구인은 ‘노무현 정부 당시 삼성 일가가 8,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자, 정부가 재단 이사진을 소위 친노인사로 채운 사례가 존재한다’고 하면서 마치 유사사례가 많은 것처럼 주장하나, 당시 삼성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 등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의 의미로 자발적으로 출연한 점, 재단의 관리 주체가 딱히 나타나지 않자 당시 정부가 불가피하게 나서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과는 그 출연 및 설립 경위 등이 전혀 다릅니다. ◌ 검찰이 안종범 등을 뇌물죄로 의율하지 않은 것은 부족한 수사기간 및 대통령의 수사 거부 등의 제한으로 인해 뇌물죄 의율 검토를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뇌물죄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며, 현재 특검에서 뇌물 혐의도 조사 중입니다. ◌ 롯데가 70억원을 출연하고도 검찰수사가 진행된 점을 들어 대통령이 출연 대가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하나, 이미 롯데측으로부터 70억원을 수수함으로써 뇌물수수 범행은 완성되었고, 이후 범행이 탄로나거나 죄질이 무거워지는 것이 두려워 뇌물 상당 금액을 반환하였다는 사실이 검찰수사로 드러났으므로, 피청구인 측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 기업 총수들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모두 대가성이 없다고 증언하였다고 하나, 모든 기업 총수들이 그런 취지로 증언한 것은 아니며, 설사 그렇게 증언했다고 하더라도 뇌물죄에 있어서 ‘대가성’ 판단을 관계자, 특히 뇌물공여자로서 그 진술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진술에 의존할 수 없으며, 뇌물이 건네진 시점을 전후하여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 형법 제123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제324조(강요) 위배행위가 성립합니다. ◌ 피청구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강요죄는 뇌물죄와 양립불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강요죄는 뇌물수수죄와 양립 가능합니다. ◌ 공갈죄와 관련하여, 공무원이 공무집행의 의사가 있고 또한 직무 관련하여 타인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케 한 경우에는 공갈죄 및 뇌물죄의 상상적 경합이 된다는 것이 학설의 다수 견해이고, 판례 또한 같은 취지입니다(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528 판결 등). ◌ 공갈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비해 그 정도가 중하지 않아도 인정될 수 있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강요죄는 위 학설 및 판례에 비추어 충분히 뇌물죄와 상상적 경합 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입니다. ◌ 실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또는 강요죄에 의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되는 피해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제고하기 위해 그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고, 공무원 또한 공무집행의 의사가 있다면 뇌물수수죄가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청구인의 주장은 부당합니다. ◌ 이러한 취지에서 주석서에서도 공무원이 직무집행의 의사를 가지고 상대방을 협박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라면 수뢰죄와 공갈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기재하고 있습니다{주석형법 각칙(1) 416}. ◌ 재단 설립 그 자체가 문제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피청구인과 최순실이 사익추구를 위해 피청구인과 최순실 등이 직접 출연할 기업들의 범위와 출연기금의 규모 등을 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출연할 기업들의 약점(또는 현안문제)을 파악한 다음 그 약점을 이용하여 출연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방법으로 출연하게 한 행위가 문제되는 것이므로, 과거 정부에서도 재단 설립은 있었다고 하여 피청구인의 위법행위가 정당화 될 수 없고, 위법·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었다는 답변은 거짓이거나 거짓이 아니라면, 피청구인의 법적·도덕적 판단기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 강요죄에 있어서 구체적인 폭행 또는 협박 행위의 기재가 없으므로 헌재의 보정명령이 있어야 한다는 답변은, 탄핵심판 절차를 형사소송의 유·무죄 재판절차와 혼동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나, 협박행위는 탄핵소추안에 설시된 재단 설립 및 기금 출연 경위 속에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 즉 ‘기업들이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안종범에게 지시하여 기업들의 약점(또는 현안문제)을 수집하고 보고하게 한 것이며, 그 상황에서 대통령이 기업 총수를 단독으로 면담하면서 재단 설립과 출연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협박행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 그러나 기업 총수들이 먼저 면담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이 먼저 면담을 요구하고, 사전에 당면 현안을 수집한 이 사건에서는 형법 제123조 및 제129조 위배행위가 모두 성립이 가능하다 할 것입니다. (3) 재단 설립은 과거 정부에 있었던 관행으로 모금의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고, 국정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적극 투자해달라고 부탁하고, 안종범 등에게 좋은 취지로 협조를 받으라고 지시했을 뿐 위법·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假託)하여 실질적·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여기서의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것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도5329 판결 등). ◌ 과거의 관행이 정당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 점, 피청구인이 재단의 설립을 지시하고 그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독려하는 등 설립 과정 전반에 관여하였던 점, 피청구인이 대기업에 ‘문화융성’에 투자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을 넘어서 애초부터 국가 재정이 아닌 사기업인 대기업으로부터 갹출한 금원으로 재단을 설립하려고 하였던 점, 피청구인이 직접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서 금원 갹출 등 재단 설립 지원을 적극 요청한 점, 피청구인이 대기업 총수들과의 면담 전에 대기업들로부터 대기업들의 당면 현안을 제출받았던 사정에 비추어 대기업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세무조사 또는 각종 인·허가 거부 등으로 인해 입게 될 각종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점(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피청구인도 당연히 인식했을 것입니다), 피청구인이 공적 조직이 아닌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재단의 운영을 살펴달라고 부탁하면서 최순실로 하여금 재단 운영을 좌지우지하게 한 점, 실제 최순실이 재단의 임원진을 측근으로 구성하고 재단 업무 관련 지시를 하는 등 재단 업무를 장악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안종범, 최순실 등의 행위와 결합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행위는 그 자체가 ‘문화융성’이라는 권한의 행사를 빙자하여 사경제의 주체인 대기업 관련자 등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재산 출연을 하게 한 것으로 정당한 권한 외의 위법·부당한 행위로 직권남용입니다. (4) 탄핵심판은 범죄의 성립 여부와 별개로 가능합니다. ◌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에 위반하였는지 여부’이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 물론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당연히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나, 형사법정에서 유죄판결이 나지 않았다고 하여 탄핵심판의 사유가 되는 위법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재임 중 내란·외환죄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 대해 소추되지 않기 때문에 형사법정에서 엄밀한 증명에 의한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것이므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범죄의 성립 여부를 전제조건으로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범죄 성립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이론상 거의 불가능하게 됩니다. ◌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을 설립하고 출연금을 걷고, 롯데그룹으로부터 추가로 출연금을 받음에 있어서, 그 동기나 목적, 경위와 정부의 인·허가 과정 등에 어떤 위법한 행위가 개입되어 있고, 대통령인 피청구인이 그것을 지시하는 등 개입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탄핵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 대통령이 직접적·적극적으로 구체적인 위법행위를 하지는 않았으므로 무죄 또는 탄핵소추가 이유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등에 의해 부여된 대통령의 정부 통할 및 구체적인 업무지시 권한 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할 것입니다. 더구나 이 사건은 매우 구체적이며 적극적으로 위법·부당한 업무지시를 하고, 그 지시사항을 보고받고 재지시 또는 보완지시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청구인의 위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실행하였습니다. 나. 최순실 등에 대한 특혜 제공 관련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피청구인은 KD코퍼레이션의 현대자동차 납품과 관련하여 경제적 이익을 받은 바 없고, 최순실과 공모하지 않았으며 금원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함 ◦ 안종범을 통해 현대차그룹에게 최순실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납품받도록 하고 최순실이 KD코퍼레이션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만으로 피청구인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음 ◦ 개별 기업의 납품, 광고 등 사기업의 영업 활동은 공무원인 피청구인 또는 경제수석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아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음 ◦ 피청구인은 폭행 또는 협박을 지시한 바가 없고, 어떻게 협박하였는지 특정되지 않아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음 ◦ 피청구인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적극 해결해주라고 관계 수석에게 지시한 것은 국정업무의 일환으로서 제3자 뇌물수수의 고의가 없음 ◦ 대통령의 권위를 이용하여 지인들이 사익을 취했던 사례는 많으나, 탄핵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 비추어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는 형평에 반함 (1) 형법 제123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배행위가 성립합니다. ◌ 피청구인은, 사기업 영업활동은 공무원 직권범위 밖이고, 개별기업 영업활동은 대통령 또는 경제수석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아 법리 및 판례상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 그러나 대통령과 경제수석은 사기업 업무와 직결된 정부 각 부처에 대한 포괄적인 인사권, 업무지시권 등을 가지고 있는 광범위하고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 또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공사 대표이사에게 요구하여 시장 내 주유소와 서비스동을 당초 예정된 공개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대통령의 근친이 설립한 회사에 임대케 한 것을 직권남용권리행사로 본 사례(대법원 1992. 3. 10. 선고 92도116 판결)가 있으므로 법리 및 판례상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 피청구인이 인용한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직권남용’이란 당해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한다면 ‘직권남용’에서의 ‘직무범위’에 해당한다고 하고 있으며, 또한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인 피고인이 이동통신회사가 속한 그룹의 구조조정본부장으로부터 당해 이동통신회사의 기업결합심사에 대하여 선처를 부탁받으면서 특정 사찰에의 시주를 요청하여 시주금을 제공케 한 사안에서, 그 부탁한 직무가 피고인의 재량권한 내에 속하더라도 형법 제130조에 정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고, 위 시주는 기업결합심사와 관련되어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하여 제3자뇌물수수의 죄책을 인정하였는바(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도3424 판결), 이처럼 당해 공무원의 일반적인 직무범위에 속한다면, 그것이 재량권한 내에 속하더라도 위법행위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2) 정당한 직무수행 일환 또는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합법적 범위 내에서 해결해 주었을 뿐이므로 위법·부당한 직무집행이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가) KD 코퍼레이션 관련 ◌ 피청구인은 특정 중소기업인 KD코퍼레이션의 특정 대기업(현대차)에 대한 납품을 알아보라고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하였고, 경제수석은 위 대기업 부회장에게 납품을 부탁하였으며, 그 후 지속적으로 납품계약 진행상황을 점검하면서 피청구인에게 ‘특별 지시사항 이행상황 보고’라는 문건을 작성하여 보고한 점, 위 중소기업은 위 대기업의 협력업체 리스트에 들어 있지 않은 업체이고 제품 성능 테스트와 경쟁입찰 등의 정상적인 입찰 절차도 모두 생략한 채로 수의계약으로 납품이 결정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선실세인 최순실이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특정 중소기업에 대한 특정 대기업 납품을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피청구인이 받은 것을 정상적인 직무수행(각종 중소기업 간담회, 청와대 신문고, 정상적인 각종 민원 청구) 과정에서 얻은 일반적인 민원이라 볼 수는 없고, 피청구인의 지시를 받은 경제수석의 위와 같은 특정 대기업에 대한 요구는 정당한 권한 행사 범위를 넘어 직무행사에 가탁하여 특정 대기업에 부당한 요구를 한 것인 점, 특정 대기업 측도 피청구인과 경제수석의 요구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일 아무런 이유가 없었음에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의도로 부득이하게 위 요구사항을 수용한 점, 피청구인과 경제수석도 위 중소기업의 납품 요청이 특정 대기업에는 거절하기 어려운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평가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보면, 위 KD코퍼레이션 건은 충분히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인정됩니다. (나) 플레이그라운드 및 포스코 관련 ◌ 플레이그라운드 및 더블루케이는 최순실이 설립한 회사이며, 위 회사에 일감을 주기 위해 피청구인이 안종범 전 수석 또는 자신이 직접 해당 대기업 총수, 임원들에게 위 회사들을 도와주라고 지시, 부탁하였던 것인바, 이를 피청구인이 정상적인 직무수행과정에서 지득한 일반적인 민원이라 볼 수 없으며, 피청구인이 위 회사들이 자신과 특수 관계에 있는 최순실이 실질 운영하는 회사인 줄 몰랐다는 변명은 그 자체로 신빙성이 없습니다. ◌ 또한, 현대자동차는 2016. 연말까지 광고물량 발주가 모두 확정된 상태였음에도 위와 같은 경제수석의 지시를 거절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발주금액 70억원 상당의 광고 건을 수주하게 해주었고, 포스코 역시 더블루케이에서 최초 제안한 배드민턴팀 창단 요구는 비용 때문에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완곡히 전달하였으나, 격분한 최순실이 피청구인과 경제수석을 압박하여 결국 포스코 또한 펜싱팀을 창단하면서 메니지먼트를 더블루케이에 맡기는 것으로 최종 합의한 것이므로 피청구인과 경제수석의 위와 같은 특정 대기업에 대한 요구는 정당한 권한 행사 범위를 넘어 직무행사에 가탁하여 특정 대기업에 부당한 요구를 한 것인 점, 특정 대기업 측도 피청구인과 경제수석의 요구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일 아무런 이유가 없었음에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의도로 부득이하게 위 요구사항을 수용한 점, 피청구인과 경제수석도 위 중소기업의 납품 요청이 특정 대기업에는 거절하기 어려운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평가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플레이그라운드 및 포스코 건 역시 충분히 형법 제123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배행위가 인정됩니다. (다) KT 관련 ◌ 피청구인은 답변서에서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을 원용하면서, 사기업의 영업 활동은 공무원의 직권 범위 밖의 행위이고, 개별 기업의 납품, 직원 채용, 광고 등 영업 활동은 공무원인 피청구인 또는 경제수석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아 법리 및 판례상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위 판례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직권남용’이란 당해 공무원이 직무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개인적인 친분에 근거하여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지원을 권유하거나 협조를 의뢰한 것에 불과한 경우까지 확대해석할 수는 없으나,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 한편,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모든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고, 그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여 국가의 경제정책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고 있었던바, 기업체인 케이티의 인사, 영업, 홍보 등의 경영활동 역시 대통령의 직무 범위 내의 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무엇보다도 과거 공권력 행사로 인한 재산권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인 헌재 1993. 7. 29. 89헌마31 결정(일명 국제그룹 해체 사건)에서는 국가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기업의 경영권에 간섭하였다면 이는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 침해라고 보기도 하였습니다. ◌ 따라서 피청구인이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부당하게 케이티의 인사에 간섭하고 이후 플레이그라운드를 케이티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도록 하여 부당한 수익을 얻게 한 것을 두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드러낼 뿐입니다. (라) GKL 관련 ◌ 피청구인은 강요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없었고, 정책적 관점에서 협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대통령은 대기업의 활동과 관련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습니다. ◌ 이하 강요죄 관련 항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으나, 당사자 쌍방의 직무, 사회적 지위, 강요된 권리 의무에 관련된 상호관계 등 관련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당한 직무 수행의 일환이라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3) 형법 제324조(강요) 위배행위가 성립합니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피청구인이 그런 행위를 하거나 지시한 바 없고, 안종범 공소장에도 그가 어떻게 협박을 하였는지 특정되지 않아 강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 강요죄에서의 협박은 통상 언어에 의해 행해지나, 경우에 따라서 한마디 말이 없이 거동 또는 행위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사회적 지위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묵시적 협박의 성부는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주위상황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또한,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정도의 해악 고지 여부는 그 행위 당사자 쌍방의 직무, 사회적 지위, 강요된 권리·의무에 관련된 상호관계 등 관련 사정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대법원 판례 및 학설의 입장입니다. ◌ 대통령과 경제수석은 대기업의 업무와 직결된 소관 행정 각 부처 책임자들에 대하여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대기업의 활동과 관련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 문제가 된 해당 대기업들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위와 같은 대통령 또는 경제수석의 요구를 자발적으로 수용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음에도 위 요구를 거절하게 되면 자신들에게 닥칠 각종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위 요구들을 수용해 줄 수밖에 없었던 점, 대통령 및 경제수석 또한 위와 같은 자신들의 지위와 대기업 총수, 임원들과의 관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위와 같은 부당한 요구를 했던 점, 특히 문제가 된 행위들은 단순한 일회성 민원 처리 부탁이 아니라 성사를 전제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독려했던 것으로 이러한 당사자들 쌍방의 지위를 고려하면 명시적인 협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및 경제수석의 위와 같은 요구는 해당 대기업 임원들과의 관계에서는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협박에 해당됨은 분명하므로 위와 같은 피청구인의 변명 또한 그 자체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다. 문서유출 및 공무상 취득한 비밀 누설 관련하여 피청구인의 주장요지 ◦ 연설문 이외의 문건들이 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의 지시로 최순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며, 유출된 연설문은 선언적·추상적 내용이고 주변 지인의 의견을 청취한 것이므로 누설로 보기 어려움 ◌ 피청구인은 이 부분 소추사유에 대해 연설문 이외의 문건을 최순실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고, 연설문의 경우 최순실에게 전달하여 의견을 들었던 것은 통상적인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자문을 받는 경우의 일환(속칭 ‘kitchen cabinet’)이라고 주장합니다. ◌ 우선, 본건 비밀유출에 관한 사실은 이미 많은 언론을 통해 확인된 바 있고(갑 제39호증의 1 내지 3), 철저한 수사를 거쳐 확인된 공소사실(공무상비밀누설 부분 포함)에 대해 비밀누설 창구였던 정호성은 이러한 공소사실을 공판준비기일에서 모두 인정하기도 하였습니다(갑 제36호증). 이처럼 비밀 누설 사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성이 없는 것입니다. 더욱더 문제는 소추사실에서도 예시된 바와 같이 ‘수도권 내 복합 생활체육시설 입지선정에 관한 문건’ 등 통상의 사람이라면 이를 이용하여 부정한 재산을 취득할 수 있고 실제로 이를 전달 받은 최순실이 많은 부정한 이익을 취해 온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피청구인은 대통령이라는 지위에서 그 지위를 남용하여 공무상비밀유출이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통해 특정 사인(피청구인의 표현대로 오랫동안 도움을 받았던 사람, 갑 제21호증 ‘2차 대국민담화’ 2면 참고)에게 사익을 취할 수 있게 한 것은 그 자체로 탄핵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 다음으로, 피청구인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형사처벌이 두려워지자 스스로의 잘못을 부인하면서 특히 최순실로 하여금 청와대로 출입하게 하고 연설문을 수정하게 하는 등의 행위를 통상의 비공식 자문 활동이라고 변명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명 역시 책임회피에 불과할 뿐 진정으로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 즉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청와대에서 식사를 할 때 주로 혼자 했으며, 최순실이 청와대 관저에 들러 회의를 한 사람들은 정호성 등 속칭 ‘문고리 3인방’ 뿐이었습니다(갑 제37호증). 한 마디로 국정은 등한시하고 혼자 TV를 즐기거나 미용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최순실로 하여금 사실상 국정 운영을 하도록 맡겼던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허용되는 수준의 자문(속칭 ‘kitchen cabinet’)은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나 정치적·금전적 이해관계가 없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축재, 이권개입에 혈안이 되어 있는 최순실을 여러 차례 청와대 관저로 출입시켜 정호성 등과 회의하도록 하게 하고,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하도록 한 것을 두고 속칭 ‘kitchen cabinet’이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단순히 피청구인의 잘못을 숨기고자 하는 변명일 뿐인 것입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최순실이 연설문을 수정한 것은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때 피청구인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전여옥 전 의원은 그의 저서에서 고쳐진 연설문을 두고 형편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바(갑 제38호증), 이 역시 피청구인의 책임회피용 변명인 것입니다. ◌ 2014년에 있었던 소위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당시 피청구인은 피청구인 자신과 주변인들의 범죄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 문건을 유출한 점만 부각하면서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 문란 행위’라고 규정하여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공직기강 문란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라며 ‘누구든지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 될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조치하겠다.’고 하였습니다(갑 제47호증). 그러나 막상 피청구인 자신은 그러한 발언을 할 당시에서 지속적으로 최순실에게 문건을 전달하고 있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갑 제48호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본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kitchen cabinet’ 운운하면서 공무상비밀 누설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는바, 이러한 피청구인의 이중적 태도는 (유출행위 자체가 공무상비밀 누설이라는 법률위반 행위일 뿐만 아니라) 형벌 법규를 자신의 범죄행위를 감추고자 하는 도구로 남용하는 행위이고 또한 피청구인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Ⅳ. 심판절차에 대한 의견 ◌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은 탄핵심판의 경우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함께 준용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로써 공직에서 파면될 수 있는 피소추자의 절차적 권리를 충실히 보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탄핵심판 자체는 형사절차가 아니므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액면 그대로 준용하여 엄격한 증거조사와 증거법칙(전문법칙, 증거능력)을 적용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김선택, “대통령 탄핵과 헌정질서의 회복”, 헌법이론실무학회 제14회 정기학술대회 자료집(2016. 12. 17.), 10-11쪽). 헌법재판은 헌법심(憲法審)으로서, 탄핵심판에 있어서도 공직자 개인의 직무행태에 따른 책임추궁과 헌법질서 및 공직질서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한 절차입니다(윤정인, “대통령 탄핵의 범위 – 형사범죄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헌법이론실무학회 제14회 정기학술대회 자료집(2016. 12. 17.), 6쪽). 다음과 같은 점이 이 사건 심리절차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형사법 위반의 경우 형사처벌의 구성요건과 그 인정기준이 비교적 명확하고, 형사처벌은 최후의 보충적 제재수단이므로, 엄격한 증거조사와 증거법칙이 적용되어 피고인에게 절차적 방어권이 보장될 필요가 있지만, 탄핵사유는 형사법 위반뿐만 아니라 다른 법률위배와 헌법위배가 모두 포함됩니다. 그런데 ‘헌법위배’의 구성요건이나 판단기준은 추상적인 경우가 많고, 이를 확정하기 위한 헌법정책적 판단여지가 존재하며, 헌법의 통일성의 관점에서 개별 헌법조항의 해석을 다른 상충되거나 경쟁되는 헌법규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헌법위배’ 판단을 위한 헌법적 사실관계 인정 및 헌법위배의 종국적 판단에 있어서, 형사소송절차에서 요구되는 증거조사와 증거법칙을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렵고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볼 것입니다. 이 점이 탄핵심판절차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둘째, 형사소송절차를 준용하여 피소추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통령과 같은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2004헌나1)가, 예를 들어, 비선실세를 동원하거나 권력을 남용하여 국가의 공적 조직을 사익추구의 수단으로 동원하고, 공무원조직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각종 특혜와 불법을 야기하고, 사적 자치와 시장경제질서를 파괴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오히려 침해하면서, 언론기관까지 재갈을 물린 것이 문제되면, 그것이 신속히 밝혀져 대통령을 공직으로부터 파면시켜 더 이상의 불법적 커넥션을 끊어야 할 헌법적 공익도 매우 중대하다고 볼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헌법적 공익과 피소추인의 절차적 권리 보장을 서로 법익형량 하여, 사안에 맞추어 형사소송절차가 탄핵심판에 적용되는 범위와 정도를 결정하거나 세분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심판의 신속성의 관점에서, 대통령이 직무집행이 정지되어 국정공백이 초래되고 있으며, 국민들로부터 직접 신임을 받지 않은 국무총리가 장기간 국정을 행하게 되는 문제가 있고, 국민들의 정치적 생활의 조속한 안정도 중요하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이 신속하게 결정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피청구인이 답변서에서 보여준 것처럼 모든 혐의사실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현출되는 증거를 모조리 부동의하거나 그 성립의 진정성을 부인할 경우, 전형적인 형사절차가 엄격히 준용되면 그 심리가 길어지고 국정공백이 장기화 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를 방지하고 헌법소송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절차적 기준이 모색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Ⅴ. 결론 ◌ 헌법과 법률은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이며, 국민들은 피청구인에게 부여하였던 신임을 이미 과감하게 거두어들였습니다. 이로써 피청구인은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으며, 더 이상의 대통령직 수행은 주권자인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이 명백합니다. ◌ 피청구인의 주장은 전부 헌법과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재 대통령의 직무집행정지로 심각한 국정공백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혼란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나아갈 수 있도록 조속히 파면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2016. 12. 21. 위 청구인의 대리인 법무법인 소망 담당변호사 황정근, 임종욱, 최지혜 변호사 이명웅 변호사 신미용 법무법인 거산 담당변호사 문상식 법무법인 도시 담당변호사 이금규 변호사 최규진, 김봉준, 한수정  법무법인 만아 담당변호사 김현수, 김훈 헌법재판소 귀중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