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잡월드, 예산 삭감·위치 변경 논란

기사등록 2016/12/21 17:36:55
순천시의회 잡월드 예산 쥐락 펴락
 "유치 취지 벌써 망각했나" 지적제기

【순천=뉴시스】김석훈 기자 = 전남 순천시의회 일부 의원이 국비 삭감 위기에 놓였던 호남직업체험센터(순천 잡월드)의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논란이다.

 순천시의회 신민호 의원은 21일 제209회 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잡월드 위치 변경을 요구했다.

 신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용자 편의와 시너지 효과를 위해 호남권 잡월드 위치를 순천만국가정원과 에코에듀센터 근처로 변경해야 한다"면서 "순천시가 적극성을 가지고 고용노동부를 설득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위치 변경 이유로 현재 잡월드 예정지는 순천만국가정원과 그 인근에 건립될 에코에듀센터와 직선거리로 1.7㎞ 떨어져 있어 학생들이 20~30분간 걸어서 이동을 해야만 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순천만랜드 사업이 철회된 시점에서 당연히 위치를 변경하는 것이 이용자 편의와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더 나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의 잡월드 위치변경 주장에 앞서 순천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경제위원회는 내년 잡월드 건립예산 162억원(국비 60억원 포함)을 전액 삭감해 파문이 일었다.

 잡월드 건립을 위한 내년 국비 60억원 배정을 위해 시의원들이 정부부처와 국회를 방문해 국비 지원을 갈망했던 최근 상황으로 볼 때 문화경제위원회의 건립예산 삭감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삭감된 예산은 이후 순천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다시 부활돼 건립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지만, 일부 의원의 집행부 길들이기라는 지적성 여론은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실정에서 21일 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이 돌연 잡월드의 위치 변경을 주장했으며 김인곤, 서정진, 주윤식 의원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인곤 의원은 "시의원들이 예산을 갖고 시민을 위해서 편성해야 하는데, 완장으로 생각하고 집행부 길들이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정진·주윤식 의원도 "예결위에서 이미 통과됐는데 본회의 과정에서 장소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저의가 뭐냐"고 따졌다.

 시 관계자는 "잡월드를 유치할 때 위치에 대해서도 심사 대상이었는데, 이제 와서 장소를 옮기려면 고용노동부의 허락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계획 자체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 "자칫 장소 문제가 심각히 거론되면 유치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원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한편 호남권 최초 직업체험센터인 500억원대 순천 잡월드 건립 사업은 지난 9월7일 지정학적으로 영호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충청 이남 지역의 교육인프라 확충의 최적지라는 점이 인정되면서 순천시 유치가 확정됐다.

 국회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정부안 60억원이 27억원으로 삭감되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됐으나 시 공무원과 시의원의 정부부처 방문 등에 따라 지난 2일 국회에서 내년 정부안 예산 전액인 60억원이 최종 반영됐다.

 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