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인 집찾기 도와주는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 완료

기사등록 2016/11/01 11:15:00 최종수정 2016/12/28 17:51:44
【서울=뉴시스】인지건강 디자인 시범사업 적용 전후 영등포구 신길4동 임대아파트 전경. 2016.11.01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치매고위험 노인인구 많은 신월1동·신길4동에서 추진
 보행로·운동공간·휴식공간 등 '기억키움7 프로젝트' 진행
 길찾기·인지거점확보 등서 후한 점수…만족도 최대 75.9%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서울시는 어르신·어린이·임산부 등 주민의 인지건강 유지·향상을 위해 생활공간에 개선된 디자인을 적용하는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을 전국 최초로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시범사업은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인 양천구 신월1동과 임대아파트 단지인 영등포구 신길4동 등 2곳에서 진행됐다. 서울시는 향후 대상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노인인구와 치매 고위험군 비율이 높은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지역을 선정했고 사전 진단, 분석 등을 거쳐 각각 지난해초(신월1동)와 지난 8월(신길4동) 적용을 완료했다.

 두 지역은 안전하지 못한 보행환경, 길찾기의 어려움, 쉴 공간 부족, 대화기회 부족 등 인지저해 환경이 존재했다. 어르신들은 외부활동과 행동반경이 점점 줄어들어 외부와 단절되면서 주거공간이 섬처럼 인식됐다. 특히 공공시설물이 일반인 위주 시각정보(글자크기, 색채 등)로 조성도 상대적으로 인지력이 떨어지는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 다양한 시민의 인지·신체·행태 등을 고려한 환경이 요구됐다.  

 신길4동 임대아파트 단지는 1개 동 387가구 규모로 노인인구 비율이 26%에 달한다. 똑같은 모습의 세대와 헷갈리는 층 구분, 차로 등으로 끊어진 보행길 등 어르신들이 집밖으로 나오기 꺼려지는 환경이었다.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기억둘레길(보행로), 기억마당(운동공간), 기억쉼터(휴식공간), 기억마루(층별표시), 기억이정표, 기억갤러리(추억나눔), 기억우편함 등 기억키움7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만족도는 높았다. 인지건강디자인 적용을 마친 뒤 주민 286명을 대상으로 대한치매학회가 실시한 전후 만족도 조사 결과 길찾기, 인지거점 확보, 혼란 감소 등에 대한 만족도가 최대 75.9%에 달했다.  

 서울시는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인 신월1동의 경우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보행에 위험이 따르던 이면도로 바닥에 라인을 표시, 선을 따라 동네를 돌 수 있는 순환형태의 '이음길'을 만들었다. 길 중간에 쉼터를 만들어 걷다가 힘들면 앉아서 쉬도록 했고, 교차로 사인을 새롭게 개선했다. 

 서울시는 노원구 공릉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7개동에도 인지건강디자인 적용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릉동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신월1동, 신길4동 적용사례와 종합해 내년 주거환경 내외부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사례집을 발간,  시민은 물론 SH공사, 공공기관, 타 시도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문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우리 가족의 문제"라며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인지건강디자인을 개발·적용해 고령화를 대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확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