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과 실험…연극 '더 파워' vs '나는야 연기왕' 동시 개막

기사등록 2016/10/26 13:32:13 최종수정 2016/12/28 17:50:09
【서울=뉴시스】연극 '더 파워'(사진=국립극단)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파격과 실험이 돋보이는 연극 두 편이 26일 나란히 개막한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지난해 초연 당시 연극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킨 '더 파워(THE POWER)'를 업그레이드 해 11월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독일연극의 부흥을 일으킨 젊은 작가 니스-몸 스토크만이 2007년 '베를린 개똥이'를 시작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어온 연출가 알렉시스 부흐와 함께 한 작품이다.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와 불안의 원인을 거대장벽인 '자본'에서 찾는다. 맨 처음 등장하는 '작가'는 자신이 "이건 다 대본에 쓰인 대로 하는 것"이라며 극 속의 역할을 빠져 나오는 등 전통적인 연극 문법을 타파한다.

 창작자 중심의 공연에서 탈피한 포스트드라마다. 드라마 이후의 연극으로 관객의 정서적인 참여와 공유를 독려하는 것을 중심 과제로 내세운다.

 니스-몸 스토크만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구조는 예술의 낡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대응할 수 없다"며 "오늘날의 연극은 해답이 아니라 옳은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라고 밝혔다. 작년과는 새로운 캐스팅으로 작가 정승길 등이 나선다. 무대디자이너 여신동과 조명디자이너 조인곤이 힘을 보탠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극단 그린피그와 공동 제작한 '나는야 연기왕'을 11월6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린다.  

 남산예술센터가 지난 한 달간 선보인 '개념 기반 연극'의 세 번째 작품이다. 사람들이 쉽게 꺼내지 못했던 '연기'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를 그린피그의 윤한솔 연출, 배우들과의 공동창작을 통해 풀어낸다.

【서울=뉴시스】연극 '나는야 연기왕'(사진=서울문화재단)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출가가 제시한 최소한의 단서만으로 배우들은 오디션에처럼 자신의 연기를 선보인다. 연기에 대한 자기 고백을 통해 배우로서 의미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배우들은 지난 7월부터 4개월 동안 자신만의 연기론을 정립하고자 이론서들을 탐독해왔다.

 지난 10년간 그린피그의 작업 속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한 배우들은 '나는야 연기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연기력을 입증해야 한다.  

 윤 연출은 배우들에게 연기를 하지 말고, 역할에 동화하라는 주문을 해왔다.

 남산예술센터는 "그린피그의 연기론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연기를 요구하는 오디션 형식을 통해 허구적 재현, 배우 개인의 삶이 녹아든 연극 노출 사이의 간극을 표현한다"고 소개했다.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1월5일 공연을 마치고 윤 연출가, 조만수(드라마터그) 등이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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