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17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 닷새째 아무 반응이 없는 밥 딜런(75)과의 연락을 사실상 포기했다.

 일간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현재로서 우리는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며 "그와 가까운 작업자들에게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냈고 매우 다정한 답장을 받았다. 지금으로서는 이 걸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지난 13일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딜런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딜런은 며칠이 지나도록 수상에 대한 언급 조차 하지 않고 있다.

 딜런은 수상 당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가졌지만, 노벨 문학상의 노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튿 날 캘리포니아 코첼라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침묵을 지켰다.

 동료 가수인 롤링 스톤스가 보다 못해 나섰다. 코첼라 축제에서 딜런에 이어 무대에 오른 이들은 딜런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자격이 있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롤링 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는 "밥 딜런의 놀라운 업적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무대에 서 본 적은 없다. 밥은 우리만의 월트 휘트먼(미국의 저명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상식에 대한 딜런의 태도는 종잡기 어려웠다. 그는 2000년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았을 때 시상식 참석을 거부하다가 영상을 통해 상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 백악관 초청 공연에서 딜런의 보여준 모습은 그의 평소 성격을 짐작케 한다. 참석을 거부하다 하는 수 없이 무대에 선 그는 사진촬영이나 기념 행사에 응하지 않은 채 노래만 부르고 자리를 떠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3년 대중문화잡지 롤링스톤스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딜런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점이 바로 이 것"이라며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는 나와 사진찍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보통 유명인사들은 공연 전에 나나 아내 미셸과 사진을 촬영하고 싶어하는데 딜런은 나타나지조차 않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노벨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다.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0억 3000만 원)다.

 딜런이 과연 시상식에 얼굴을 비출 지는 딜런의 노래 가사처럼 '바람만이 알(Blowing in the wind)'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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