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우리 군이 주력전차인 K2 흑표전차를 올해부터 국내 기술로 양산할 계획을 세웠지만 국산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의 지속된 결함으로 인해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올해 K2 전차의 2차 양산분인 26대에 국산 파워팩을 장착할 예정이었지만 최초 생산품 검사과정에서 거듭된 결함이 발생했다.
최초 생산품 검사란 무기 체계의 개발을 완료한 뒤 양산 과정에서 나온 초기 시제품을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엔진과 변속기에 대해 ▲단품 내구도 검사 ▲성능검사 ▲주행성능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을 때 비로소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우 의원에 따르면 K2 전차의 경우 9월까지 엔진 단품 내구도 검사(2016년 3월·400시간)는 끝났지만 변속기 단품 내구도 검사 과정에서 각기 다른 4가지의 결함이 발생했다.
메인 펌프 구동 기어를 지지하는 베어링이 파손되기도 했고, 메인 하우징에 금이가 기름이 유출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지난 1~7월까지 총 5차례의 변속기 단품 내구도 검사를 실시했지만 거듭된 결함이 발생해 11월 내지는 12월에야 6차 검사가 가능한 상태다.
변속기 내구도 검사를 통과한다고 해도 엔진과 변속기에 대한 성능검사와 이를 장착한 채 총 3,200㎞의 주행을 마쳐야 하는 주행성능 검사의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올해까지 26대를 양산한다는 계획은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우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따라 2019년까지 양산하기로 한 2차 생산 80대와 추가 물량으로 결정된 3차 생산 118대에 대한 전력화도 각각 미뤄질 수 밖에 없게된다.
내년부터 곧바로 양산체제에 들어가도 연간 생산 능력(50대)를 고려할 때 소요가 결정된 총 224대의 전차의 양산과 전력화까지는 약 4년6개월이 걸리며 2021년이 돼서야 전력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그때까지는 노후화 된 전차를 운용할 수 밖에 없어 군 전투력의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존 K1 계열의 전차는 북한의 T-54/55 전차와 T-62(천마·선군) 전차의 320㎜ 운동탄과 418㎜ 화학탄 공격에 관통될 수 있어 이를 대체할 K2 전차의 전력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K1 계열 전차의 엔진 수명주기는 2018년에 끝나 그 이전까지는 K2 전차의 전력화가 요구된다.
군은 1차 양산 때에도 국내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결국 독일제 해외 파워팩을 도입했고 2014~2015년 1차 양산을 통해 K2 전차 100대의 전력화를 완료할 수 있었다.
2017년 1월까지 국산 파워팩 장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만일 최종 국산 파워팩 결정이 무산될 경우 1차 양산 때처럼 해외 파워팩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구매비용이 올라 K2 전차의 생산단가는 1대당 80억을 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 의원은 "K2 전차의 전력화 지연에 따른 대책과 K1 계열 전차의 방호력 강화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며 "군 전투력 공백의 방지를 위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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