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당사자 동의없는 정신병원 강제 입원 '헌법불합치'

기사등록 2016/09/29 14:46:23 최종수정 2016/12/28 17:42:41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정신보건법 제24조 1항 등 위헌 제청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이 조항은 가족 등 보호의무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의 1명이 동의하면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제입원제도는 정신질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범죄 수단으로까지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6.04.14.  park7691@newsis.com
헌재, "환자 신체의 자유 과도하게 침해…법익 균형성 요건 없어" 
 법 개정 전까지 강제입원 잠정 적용…지난 4월 공개변론 열기도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보호자의 동의만으로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킬 수 있도록 규정한 정신보건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재동 대심판정에서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헌재는 단순 위헌을 선고하면 보호입원이 필요함에도 법적 근거가 없어 보호입원을 할 수 없는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해당 조항을 잠정 적용하도록 했다.

 해당 조항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보호의무자가 1명인 경우에는 1명의 동의)의 동의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신속하고 적정한 치료를 통해 정신질환자 본인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려는 입법 목적과 수단은 정당하다고 봤지만, 신체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해당 조항은 입원의 필요성을 판단하는데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만한 장치를 두고 있지 않고 보호입원 대상자(환자)의 의사 확인이나 부당한 강제입원에 대한 불복제도도 충분하지 않아 환자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정신질환자를 신속·정확하게 치료하고, 정신질환자 본인과 사회의 안전을 도모하는 공익을 위한 것임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지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명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입원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지나치게 (환자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어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3년 11월 해당 조항에 따라 자녀 2명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입원 진단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했다.

 A씨는 자신이 입원치료를 받을 만한 정도의 정신질환자가 아님에도 보호의무자의 동의로 강제입원이 됐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인신보호법에 따른 구제청구를 냈고 심리가 진행 중이던 2014년 2월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같은 해 5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지난 4월 공개변론을 열고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하는지 청구인 측과 보건복지부 측의 입장을 들었다.

 당시 청구인 측은 "정신과 전문의 한 명에게 판단재량이 주어져 입원치료의 필요성, 위험성 판단 등에 있어 자의적 진단이 이뤄질 수 있고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보호자 등에 의해 불법 감금되는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측은 "언제든지 환자나 보호자가 퇴원을 신청할 수 있고 의사가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 한 퇴원시켜야 한다"며 "권리구제절차를 충분히 마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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