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은 전국적인 무법 상태"

기사등록 2016/09/03 15:19:44 최종수정 2016/12/28 17:35:54
【다바오=AP/뉴시스】 박영환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현지 폭탄 테러 사태와 관련, 필리핀을 ‘전국적인 무법상태(nationwide state of lawlessness) ’로 규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폭탄 테러가 발발한 남부 도시 다바오 중심가의 야시장을 돌아본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이러한 ‘전국적인 무법상태’ 선포가 계엄령을 발동하기 위한 수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군대를 사고 현장에 파견해 경찰이 검문소를 설치하고 순찰을 더 늘리는 것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위기 국면에 대처하고 있다”며 “현재는 비상한 시기로, 필리핀 보안군이 수색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권한을 내가 부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위기는 사법 절차를 무시한 살상과 폭력, 마약(조직의 범람)등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이번 폭탄 테러 사태의 배후로 알려진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나 마약 조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당선 이후 테러 단체와 마약 조직을 뿌리 뽑기 위한 소탕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들이 피의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다바오는 두테르테의 고향이자, 그가 지난 6월 당선에 앞서 시장으로 근무해온 정치적 텃밭이다. 폭탄 테러가 발발한 야시장은  그가 자주 찾던 호텔 인근에 위치해 있다.

 아부사야프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테러조직으로, 남부 민다나오, 다바오 등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부 조직원들이 지난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도 충성 맹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필리핀 남부 도시 다바오에서는 시내 중심가의 한 야시장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군사령관 레오나르도 게레로 중장은 폭발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현지 폭탄 전문가들과 경찰 폭탄전문팀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