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트럼프, 무슬림 이라크전 전사자 부모 비하 논란

기사등록 2016/07/31 17:01:18 최종수정 2016/12/28 17:26:41
【필라델피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30일(현지시간)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무슬림 미국인 변호사 키지르 칸 부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칸이 지난 2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칸의 아들은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가 2004년 사망했다. 트럼프는 칸의 아내 카잘라가 무슬림 여성이기 때문에 무대에서 남편의 연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2016.7.3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무슬림 미국인 변호사 키지르 칸 부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칸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다. 그는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나와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30일(현지 시간) ABC뉴스 인터뷰에서 칸이 민주당 전대에서 연설을 할 때 옆에 아무말 없이 나란히 서 있던 아내 가잘라 칸을 걸고 넘어졌다. 트럼프는 "그가 말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칸의 아들 후마윤 칸은 미 육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사망했다. 2004년 이라크 미군 기지 주변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후마윤을 비롯한 군인 여러 명이 숨졌다.

 칸은 연설에서 트럼프의 무슬림 전면 입국 금지 공약을 비판하며 "그는 누구에게 어떤 것도 희생해 본 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미국 헌법을 읽어봤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를 향해 "알링턴 국림 묘지에 가 본 적 있는가?"라며 "거기 가서 미국을 지키다 숨진 용감한 국민들을 보라. 모든 종교, 성별, 인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자신은 사업을 하면서 "많은 희생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 칸의 아내가 무슬림 여성이기 때문에 남편의 연설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고 비아냥댔다.

 트럼프의 발언에 공화당 지도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측은 후보의 주장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덴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7.31.
 라이언 의장의 대변인 애쉬 리는 CBS뉴스에 "의장은 이같은 생각을 거부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분명히 했다"며 "무슬림 미국인들은 국가를 위해 최대의 희생을 해 왔다"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이에 "후마윤 칸은 미국의 영웅이며 우리는 이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희생한 모든 이들을 기려야 한다"며 "진짜 문제는 그를 숨지게 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범들"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다만 "아들을 잃은 일에 대해서는 나도 매우 유감이지만 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가 수백 만 명 앞에서 내가 헌법을 읽지 않았다고 주장할 권리는 없다"며 "사실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칸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ABC뉴스에 "대선에 출마했다고 전사자의 가족과 어머니에게 무례를 범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우리 입에 올릴 가치도 없다. 품위라곤 찾아 볼 수 없다. 속이 씨거먼 인간"이라고 규탄했다. 그의 아내 카말라는 남편의 연설 당시 아들 생각에 가슴이 아파 말문을 열 수 없었다고 추후 설명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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